[청년심산 신문고]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작년에 미디어 연대에서 주최한 ‘라디오 다큐멘터리 워크샵’ 프로그램에서 만난 타 학교 후배가 있었는데, 마침 우리학교에 찾아왔다 길래 저녁 때 짬을 내어 만났다. 후배는 우리 학교 방송국 ‘SUBS’ 방송제를 보기 위해 자기네 학교 방송국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고 했다. 계획에는 없던 일이었지만, 라디오 프로듀서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우리학교 방송제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했었기 때문에 함께 보기로 했다. 기획영상, 오디오 드라마, 다큐멘터리, 그리고 공개방송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우리학교 방송국 사람들의 끼와 열정, 그리고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이 방학동안 얼마나 수고스럽게 준비해왔는지도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방송제뿐만 아니라 평소 정규방송 때도 남들보다 아침 일찍 등교해 부지런히 방송을 준비한다는 사실도 후배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방송인에게 갖춰야 할 덕목은 전문적인 지식 보다, 바로 이런 방송에 대한 열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학교에서는 그들의 수고가 담긴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하교 길에 대성로 주변 스피커에서 듣는 것이 유일할 것이다. 최근 식당과 건물로비에 벽걸이TV를 설치하고 텔레비전 방송도 하고 있지만, 볼륨상태도 좋지 않고 홍보도 전무하여 학우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금잔디 식당에는 하루 종일 공중파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고 은행골 식당에는 아예 방송이 나오지 않든지 아니면 가요CD를 재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학교에서 조용한 면학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함은 마땅하다. 하지만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학교이지 고시촌이 아니다. 정숙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는 열람실 및 교수 연구실을 제외하더라도 학교에서는 학교 방송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금잔디, 은행골, 교수식당 등 여러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우리학교 방송을 들을 수 있으면 어떨까? 지하 3층 휴게실에서 우리 학우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 금잔디에서 생일을 맞이한 애인에게 내가 신청한 음악을 들려주면서 휴식하는 것은 어떨까? 학교는 방송국과 협의하여 스피커와 방송장비를 학교 곳곳에 확충하여 학우들의 생각을 마음껏 방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송은 청취자나 시청자의 생활 속에서 함께하여야 그 의미가 있다. 더 이상 그들만의 열정을 담은 방송이 아닌, 학우들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학교 방송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매년 방송제 브로셔의 의례적인 인사말이 아닌, 학교 측의 실질적인 지원을 기대해본다.

윤의준(문정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