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심산 신문고]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요즘 경영대 도서관에 비치된 사물함에는 자진철거를 부탁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내가 이용하던 사물함은 대학원생들을 위한 것으로써 실제로는 학부생인 내가 쓸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날에 걸쳐 확인한 결과 비어있는 사물함임이 확실해 보여 누군가가 비워달라고 하면 비울 생각으로 비록 무단이지만 방학동안 사물함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대학원 총학생회 측의 철거부탁 안내문이 붙었고, 그 기간은 강제철거일까지 대략 10일 정도 됐다. 당장 철거하라고 했어도 그동안 잘 사용한 것을 생각하며 비웠겠지만 10일 동안 어차피 비어있을 사물함이니 철거일 하루 전에서야 사물함에 갔지만 이미 사물함 자물쇠는 절단기에 끊어져 있었고 대학원 총학생회로 방문해서 소지품을 수령해가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는 상태였다.

분명 철거하기로 공지한 날이 9월 2일 오후4시까지라고 몇 번이나 확인한 상태였는데 9월1일 오후 7시경에 사물함이 뜯긴 걸 확인했을 때 정말 어이가 없었다. 당장 대학원 총학생회로 전화를 걸었지만 담당자가 없어서 다음날 아침인 9월 2일 오전에 소지품을 찾으러 가서 왜 9월 2일에 철거한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은건지 정중히 물어봤지만 그쪽의 대답은 이랬다. “원래 그쪽이 무단으로 사용한데다가 우리 쪽에서는 9월 2일(금) 이라고 이미 공지한건데요...” 그러면서 애초에 무단으로 사물함을 사용한 나에게 근본적인 잘못이 있는거 아니냐면서 그 잘못을 떠넘기려 했다. 사실 위에 9월 2일이 금요일이라고 공지한건 날짜와 요일이 오타가 난거였단다. 나의 경우에는 9월 2일이 철거일이므로 9월 1일날 소지품을 치울 생각이었던거고 실제 철거일은 9월 1일 금요일이었던 셈이다.

날짜와 요일이 오타난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나의 잘못도 있지만 ‘9월 2일(금)’이라고 엉터리로 공지해두고 ‘9월 1일(금)’에 강제철거를 한 대학원 학생회는 분명 잘못했다. 설령 오타가 났다 해도 2일이나 금요일 중에 늦은 날(2일)에 강제철거를 했다면 그건 내가 백번 잘못한거지만 대학원 총학생회의 ‘철거일자’를 믿고 있다가 엉터리로 공지한 ‘요일’에 맞춰 강제철거 당한 나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나 역시 잘한건 없지만 멀쩡한 자물쇠만 하나 잃어서 이래저래 속상하기만하고, 이런 사소한 일에서 실수하고 나처럼 요일이 아닌 날짜만 믿고 있다가 강제철거당한 학우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대학원 학생회가 과연 선거에 나서면서 내세운 공약은 잘 지키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무조건 무단 사용했다는 이유만 들먹이면서 자신들이 내세운 외관(날짜)을 믿고 행동한 학우들은 전혀 보살피지 않는 무책임한 대학원 총학생회의 모습이 실망스럽다. 비록 무단 사용한 잘못은 있지만 대학원 학생회를 믿고 행동한 나같은 학우들도 보호되어야 마땅하다.

박정훈(경영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