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배연진 기자 (darkbae@skku.edu)

지난 금요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전교조)의 조퇴투쟁에 대해 많은 비난이 일고 있다. 신성한 교육을 수행해야 할 교사가 자신의 본분을 잊고 이익을 위해 교육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물론 교사들이 본연의 의무를 뒷전으로 미룬 채 조퇴를 감행하고 투쟁에 나선 것은 방법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기에 앞서 얼마나 급박했으면 우리의 교사들이 교육마저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번 전교조의 투쟁은 정부에서 진행 중인 △교원평가제 △차등성과급 △공무원연금법개정 △한미FTA의 저지를 목적으로 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서로 경쟁을 통해 이익을 높이려는 정책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교육’을 시장으로 바라보는 교원평가제는 이미 법제화돼 오는 2008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교육청에서는 교원평가제를 통해 교사의 자기발전을 도모하고 학생에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준비한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은 현행의 제도를 도입할 경우 ‘인성’이 죽은 수능위주의 교육이 된다는 점이나 학생을 훈계하기보다는 학생에게 잘 보이기 위한 교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점 등의 많은 문제점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자유로운 교육의 권리와 자주적인 단체의 결성권리를 갖고 있으며 활동 또한 법으로 허용된 전교조의 이번 집회는 한 집단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한다는 부분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또한 이번 집회는 참여한 교사 대부분이 사전에 시간을 조정해 수업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조퇴투쟁’이란 구호는 보다 자신들의 결연한 의지를 표출하는 하나의 수단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차근차근 들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갈 수 있을 만한 사안이었음에도 “전교조는 빨갱이다”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것은 최근 사회운동 전반이 국민들의 관심을 잃고 있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전교조는 그 단체의 설립취지나 활동에서 결코 문제 집단이 아니다. 전교조는 ‘교원이 교육의 주체로서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참교육 운동을 전개하는 단체’라는 설립 목적을 지니고 있다. 또한 과거 군부독재시절 부조리함에 저항해 교육을 수호했고 NEIS저지 운동을 벌이는 등 학생인권수호에 앞장섰던 단체다. 물론 전교조 교사 중 일부가 부패했을 수도 있고 교사로서의 자격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교사 개인의 문제이지 전교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마치 이들만의 문제인양 몰아가는 흑백논리로 전교조 전체를 비난하는 현재의 행태는 고쳐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