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배연진 기자 (darkbae@skku.edu)

최근 우리 사회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Free Hugs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말로 ‘무료로 안아드립니다’라는 뜻의 이 운동은 길거리에서 Free Hugs라 쓰인 피켓을 들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포옹을 하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정신 나간 사람의 행동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는 지극히 휴머니즘적인 ‘하나 됨’을 의미하며 행동하는 사랑의 실천으로 인류애의 감성을 자극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2년 전 호주에서 그 기원을 찾는 Free Hugs운동은 그 의미면에 있어 따스함을 느끼게 하는 반면, 현대사회의 개인화와 더불어 그 속에서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는 우리들의 단면을 보여준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포옹을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나누면서 현실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해소하는 것이다. 각박한 현실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처받은 개인을 보듬어줄 수 있는 매개를 찾았다고나 할까. 누구나 살아가면서 지치고 힘들 때 다른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Free Hugs운동은 바로 이런 마음이 들 때 “언제든지 기대라, 마음껏 껴안아주마”라 말하며 이 사회에서 나란 존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또한 이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로 하여금 용기를 갖고 또 다른 외로움에 쌓인 타인을 포옹하게 만든다. 마음을 열고 단절된 관계 속을 파고들어가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며 이를 전파하는 것이다. 따라서 Free Hugs운동은 한마디로 사람냄새 나는 세상 만들기다.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며 육체적인 포옹을 통해 정신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안식행동인 것이다. 또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 가사처럼 모든 이가 다 소중하고 사랑받을 만하다는 것을 일깨워줘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를 사무치도록 느끼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Free Hugs운동이 급속도로 퍼진 데에는 그만큼 우리의 사회가 ‘사랑’에 목말라 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인지 서로 사랑을 나누는 이 운동이 퍼져나가는 것이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Free Hugs운동의 그 정신 자체는 매우 값진 것이다. 서로를 사랑하고 보듬자는 것. 그리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느끼는 갈증을 3초간의 따스한 포옹, 그리고 느껴지는 3일간의 여운만으로 치유하기에 Free Hugs는 드넓은 사막의 작은 오아시스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