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 송민수 기자
  • 승인 2006.11.05 00:00
  • 호수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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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재구성한 일기형식의 가상기사이다)

1929년 10월 30일
후쿠다(광주중학교 재학)가 심상치 않다. 계속해서 우리 쪽을 힐끔 힐끔 쳐다보더니 눈이 마주치기만하면 고개를 돌려 히죽 히죽 웃는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이쪽으로 걸어와 친구 (박)기옥이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성희롱을 하는 것이었다. 옆에 있던 나는 화들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순간 이를 목격한 기옥이의 사촌동생 박준채가 분을 참지 못하고 후쿠다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이에 주위에 있던 일본 학생들과 우리 학생들 사이에 편이 갈리고 패싸움이 벌어졌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어디선가 나타난 일본순사는 조선학생들만 탄압하려든다. 아~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1929년 11월 3일
 오늘은 음력 10월 3일로 우리의 명절 개천절이다. 허나 일본천황이 태어난 날이기도 해 신사참배를 이유로 학교에 등교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오늘은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라를 빼앗긴 것도 서러운데 신사참배라니 이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내가 속한 광주고보 학생들은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신사참배를 집단 거부했고 일본에 맞서 끝까지 대항하기로 결심했다. 아뿔사 그런데 우리의 행동에 불만을 품은 일본인 학생이 우리 학교 학생 한명을 칼로 찌르는 사건이 터졌단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식민지 교육의 참담한 현실에서 벗어나 이제는 우리 학생들이 직접 나서야 할 때가 왔다. 광주고보와 광주농업학교의 비밀 학생조직인 성진회와 광주여고보의 소녀회, 광주지역 독서회 등이 중심이 돼 수천 명의 학생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으며 우리는 동맹휴학도 마다하지 않을 준비가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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