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삼성 재단 영입 10주년을 계기로 우리 학교와 삼성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기획 기사가 본지 지난 호에 실렸었다. 삼성의 지속적인 투자는 교수와 학생에 관한 환경부문을 향상시키는데 지렛대 역할을 했다. 삼성 10년에 대한 성균인의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교 구성원들은 시설 및 교육/연구지원 인프라 확충 부문, 교수 확충 및 우수 인력의 확보 부문, 학교 변화 인식 부문 등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기타 학생 지원 부문이나 교육 프로그램 부문, 강의평가 제도 부문, 교직원 서비스 증가를 위한 시스템 부문 등에서도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모든 측면에서 긍정적인 인식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학교 구성원의 의견수렴 정도나 학교 내 민주화 실천 정도 등에서는 다소 미흡한 평가를 받았다. 보다 긴밀해야 할 구성원 간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원활하지 않다는 따끔한 지적인 것이다. 물론 평가 수치 해석 상으로야 의견수렴 부문 2.90점, 민주화 실천 부문 2.95점으로 보통(3점)에 조금 못 미칠 뿐 심각하게 부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많은 영역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만큼 학내 의견수렴과 민주화 평가는 옥의 티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고려대학교 어윤대 총장이 총장후보자격심사에서 탈락한 사건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어 총장은 학교 발전기금 3500억 원 유치, 영어 강의 확대, 교내 전체 건물의 40% 신·증축, 더 타임스 대학평가 150위 진입 등 괄목할 만한 외적 성장을 이루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화려한 학교 경영 실적을 지닌 어 총장의 재임이 실패한 근본적인 이유는 교수들과 학생들의 민심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데 있다. 개혁과 확장이라는 기치 아래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경영을 한 것이다.

우리 학교의 발전 전략인 ‘선택과 집중’은 사실 본교뿐만 아니라 교육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대학사회 전체의 추세이다. 잘 자라는 새싹을 더 잘 자라도록 북돋워 주는 것이 본래의 취지이리라. 그러나 잘 자라는 새싹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자칫 그늘에 가려진 새싹들은 고사할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 학교에서도 특정 학과를 ‘선택’하여 그 학과에만 지원을 ‘집중’한다면 거기에 속하지 못한 다른 학과들은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 원칙은 자칫 학내 구성원들의 불만을 형성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재단 영입 10년을 맞은 이 시점에서 우리 학교도 더 이상 외적 성장에만 치중하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고려대학교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대외적 이미지 제고는 물론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수렴과 교내 민주화에도 총력을 기울여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