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용준 기자 (oversea@skku.edu)

기나긴 수습 8주가 끝나고 신문사의 정식 기자가 됐다. 부서배치 MT에서 내가 배정받은 부서는 평소 가장 하고 싶었던 대학부였다. 이제는 어엿한 대학부의 기자가 된 나에게 주어진 첫 번째 부서 일정. 그것은 바로 대학부 부서 MT였다. 우리의 MT 장소는 강촌이었다. 내가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이라 이때 까지만 해도 아직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무더운 여름. 한 방에 다섯명이 묶기 위해선 에어컨이 필수인 때였다. 우리의 숙소에도 물론 에어컨이 있었다. 단지 에어컨이 선풍기보다 못한 것이 문제였지만. 방안에 있어봤자 덥다는 생각에 우리는 숙소 밖에 매여 있었던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이번 MT의 꽃이었던 우리의 자전거 여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대학부의 홍일점, 이혜인 선배가 자전거를 타지 못해서 여성용 빨간 자전거를 탄 것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앞에 바구니가 달린 빨간 자전거. 그러나 이것이 악마와 같은 자전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없었다. 자꾸만 뒤처지는 빨간 자전거의 선배. 얼마 오지도 않았는데 무척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답답한 마음에 대학부에서 가장 덕(??)이 많으신 안 부장님이 대신 그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잠깐 빨간 자전거를 타본 부장님의 한마디. “이거 뭐야”라는 외마디 비명이 우리에게 사태를 깨닫게 했다. 그렇다. 그 자전거는 우리가 탄 산악용 자전거와는 달리 페달을 돌리는데 엄청난 힘이 드는 것이었다. 그러한 자전거를 타고 우리는 숙소에서 한 시간 가까이 떨어진 구곡폭포에 갔다 오며 우리는 자연스레 친해지고 유대를 가질 수 있었다.

자전거 여행 후 저녁 식사를 하고 방안에서 부서원들이 나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MT전날이 나의 생일이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선배들이 이제 갓 부서원이 된 나에게 선물을 주고 다 같이 축하해주는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전거 여행으로 인해 새나라의 어린이들처럼 모두 잠들어버린 우리들.

밤새도록 놀고 얘기하면서 친해질 수 있는 것은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강촌MT에서는 첫 부서활동의 잊을 수 없는 기억과 대학부로서의 소속감을 확실히(??) 가질 수 있었다.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 공포스러웠던 빨간 자전거와 다시 만날 다음 부서MT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