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출신 전 배구 국가대표 마낙길(체교·87학번) 씨

기자명 안상준 기자 (mindmovie@skku.edu)

“저의 몸에는 아직도 녹색 피가 흐르고 있어요. 성균관대 배구부의 녹색 피는 오늘날의 저를 있게 해준 가장 큰 힘이죠. 앞으로 후배들도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이 성균인임을 항상 기억하길 바랍니다.”

본교 배구부의 전성기 시절 스타이자 국가대표 배구선수로서 수많은 명승부를 이끌었던 마낙길(37)씨.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은 그의 이름을 기억한다. 하지만 현재 마씨는 ‘배구인 마낙길’이 아닌 ‘세일즈맨 마낙길’이 되어 있다. 현대자동차 최연소 지점장이 되어 모교 앞의 혜화지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혜화점이 올해 상반기 최우수 지점으로 선정되는 등 영업에서도 배구만큼의 명성을 쌓고 있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최고의 배구 스타로 모교와 소속팀 현대자동차서비스를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았던 마씨가 은퇴 후 새로운 분야인 자동차 세일즈를 시작했는지 궁금해졌다. “한 분야에 자신의 일생을 바치는 건 아름다운 일이죠.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폭 넓게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주위에선 ‘운동선수 출신이 얼마나 할 수 있을까’라는 편견의 눈으로 마씨를 바라봤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남다른 성실함과 의지로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아 갔다. 그리고 마침내 최연소 지점장에 올라 그를 비웃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성실성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마씨는 성공비결이 하나 더 있다고 말한다. “배구와 영업은 물론, 세상의 모든 일에는‘팀워크’라는 것이 있어요. 자기만 잘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거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만이 자신이 원하는 자리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요즘 점점 개인화 되어 가는 후배들이 염려되는 것일까. 그는 “후배들을 보면 자기 혼자만을 생각하느라 바쁜 것 같아요. 자기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옆의 동료와 발걸음을 맞추는 일인데 말이죠.”라며 아쉬워한다.

배구라는 큰 산을 정복하고 새로운 분야인 세일즈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마씨. 하지만 그의 도전은 아직 멈춰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 “저는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앞으로 다른 목표가 생긴다면 그것을 위해 또 도전할 겁니다.”

하나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것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발휘하는 그의 모습에서 녹색 피가 흐르고 있는 성균인의 긍지와 자부심이 물씬 배어 나옴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