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출신 성균서도회 강사 손창락(토목81)씨

기자명 김명 기자 (myung11111@skku.edu)

“書如其人(서여기인)이라는 말이 있어요. 글씨는 그 사람의 인격과 같다는 뜻이죠.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예는 단순히 기법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는 거울인 것입니다.”

은은한 고서의 향기가 느껴지는 서실에서 손씨는 따뜻한 차 한잔을 대접하며 이렇게 말한다. 전공과는 별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서예가의 길을 택한 손씨. 그가 서예가의 길을 택하게 된 데에는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

“할아버지께서 서예에 관심이 많으셔서 어릴 때부터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본격적으로 서도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중학교 때입니다.” 고등학교 때 더욱 서도에 심취하면서, 전통문화와 연관이 깊은 모교에 대한 동경심이 생겼다고 한다. 결국 손씨는 자신의 희망대로 모교에 진학했고, 입학 후 성균서도회에 가입했다. 이 때 성균서도회에서 만난 여러 은사님들은 그의 장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저의 재능에 한계를 느낀 적도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서도회 은사님들께서 절 격려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도에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손씨는 “서예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참 많아요. 색으로 자신의 실수를 어느 정도 숨길 수 있는 그림과는 달리 서예는 획으로만 자신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서 글씨를 쓰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정신수양이 이뤄지고 매사에 침착한 태도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되죠.” 라며 요즘 학생들이 서예를 멀고 딱딱하게만 느끼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을 덧붙였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손씨는 “큰 욕심은 없어요. 바라는 게 있다면 2~3년 후에 조그마한 개인전을 열어서 제 실력을 공개적으로 평가받고 싶을 뿐입니다. 이제는 서예도 서양미술과 같이 대중들이 쉽게 감상할 수 있는 ‘보여주는’ 글씨로 변화해야 해요. 저는 제 개인전을 통해 그러한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라며 포부를 살짝 드러내기도 했다.

“이완용의 글씨는 단순히 기교적인 면만을 고려했을 땐,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이 올바르지 못했기 때문에 별다른 평가를 받지 못하죠. 반면 백범 선생의 글씨는 글씨도 글씨거니와 정도(正道)를 걸어온 그의 인생역정이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라며 서도는 기교보다 정신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손씨. 그의 말을 들으면서 지금 우리사회는 너무 겉모습만을 가지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하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