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준 대학부장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필자는 수습기자 생활을 합친 2년 반이라는 임기를 마치고 이제 퇴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제는 후배들과, 먼저 거쳐 간 선배들의 박수갈채 속에서 행복하게 떠날 일만 남은 것이다. 나에게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준 성대신문사는 내 대학생활에 있어 가장 자랑스러운 경험이다.이러한 와중에 터진 우리 신문사 모 기자의 사건은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자의 신분을 가진 개인이 성대사랑이라는 커뮤니티에 특정 선본 후보를 비방한 것이다. 그 사건에 대해 비판하고 더불어 우리 신문사를 비판하는 많은 글들은 퇴임을 앞둔 나에게 상처가 됐다. 대학생활 전부를 바친 성대신문사라는 내 집과 퇴임이라는 딱지는 더 이상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것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전부를 바친 집단의 불명예를 그 누가 좋아할까.

이러한 불명예를 입힌 모 기자를 어떻게 징계해야하는가에 대한 처리가 아직 진행 중이다. 독자들은 말한다. 다시는 성대신문을 보지 않겠다며 담당 기자를 파면시키라고. 하지만 난 후배 기자에게 말했다. “네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쳐라. 그리고 네 행동에 책임을 져라”. 그만 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아니 그만두지 말라고 했다. 한 집단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누구라도 그 책임을 지는 사람이 나와야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자신의 위치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대변된다. 정치나 언론계 등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 이후는 어떠한가? 정작 문제를 인정하고 올바르게 바꿔야 할 사람은 없고 책임자 색출이라는 명분만이 남는다. 결국 문제는 다시 발생한다.

필자는 저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사람은 신뢰를 잃었던 사람뿐이라고 생각한다. 잘못한 자를 포용해줄 수 있는, 그리고 실수를 인정하고 다함께 책임지는 사회가 됐을 때 다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신문사는 이번 실수를 인정한다. 숨기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그래도 우리들의, 학생들의 언론인 성대신문을 저버리진 말라는 거다. 총학생회가 학생을 위해 일하듯 성대신문사도 학생들을 위해 기사를 쓴다. 학생들이 이러한 언론을 등지기 시작했을 때 비판을 통한 학생사회의 건강과 학생들의 권익향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대학언론에 대한 관심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신문에서 뭘 쓰든 독자들은 큰 관심이 없다. 이번 계기를 통해 오히려 대학신문 아울러 성대신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 무슨 기사를 쓰는지. 어떻게 쓰는지. 잘못하는 것은 없는지. 꾸준히 지켜봐 주길 바란다. 건강한 학생사회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