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종석 기자 (zellar@skku.edu)

드디어 시작이다. 내 정식 성대신문사 활동. 부서배치를 받고 첫 문건을 쓸 때 그 설렘과 기대,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 신문을 뒤적거리며 기획들을 평가할 때, 내게는 성대신문을 집도할 수 있는 비판이라는 메스 하나가 생긴 것 같았다. 평소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였던 기사들이 새롭게 보였고 허술했던 부분을 짚어나갈 때 멀리만 느껴졌던 ‘기자’가 비로소 내 눈앞으로 다가왔다. 밤을 꼬박 새가며 정성스레 마지막 타이핑을 한 뒤 잠자리에 들었을 때 나는 모든 것을 가진 듯 했다.

그러나 내가 가진 메스는 녹슨 메스였다. 첫 부서회의 때 부서 선배들의 문건을 유심히 살펴봤다. 그들이 가진 메스는 티타늄 메스였다. 막 시작한 대학부 활동을 접하는 내 태도를 환골탈태 시키고 벌모세수 시킬 필요가 있었다. 건방졌던 태도를 벗어버리고 모든 것을 배워나가고 흡수하겠다는 것.

성대신문사는 일주일에 네 번 출근하며 그 중에서 세 번은 부서 내에서 회의를 한며 나머지 한 번은 전체회의를 하는 방중 활동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세 번의 충분한 회의를 통해 그 결과를 전체회의 시간에 각 부서의 이름으로 가져가 토론을 한다. 2달 가까이 되는 방중활동에서 첫 한달 동안은 매체혁신회의(이하:매혁)를 한다. 매혁은 지난 학기 평가를 통해 신문사 내부에서 고쳐야 할 점을 찾아 고치고, 각 부서 및 코너의 위상 재정립하며, 한 학기 신문사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는 자체 반성을 통해 발전을 꾀하는 취지다.

부서회의는 인사캠 신문사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대학부가 했던 모든 회의는 한번씩은 삼천포로 빠져서 잡담을 하곤 했다. 원래 점심시간이 1시간으로 따로 있는데 배고픔을 참지 못한 우리 부서원들은 타 부서원과 편집장의 눈치를 보며 소위 피자빵(피자에땅)을 시켜 먹었다. 그런 작당이 서너번은 걸리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강수련 기자에게 들키는 바람에 편집장에게도 걸렸고, 뇌물(피자 한조각씩)을 제공한 후 그들의 입을 막았다.

전체회의는 자과캠 신문사에서 엄중한 분위기 아래 진행된다. 아무래도 부서의 이름으로 나가는 문건과 함께 공식적인 회의이므로 부서회의와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또한 모든 부서의 안건들을 살펴 보므로 그 시간도 부서회의에 비해 길다. 여기서 통과되는 안건은 바로 적용이 된다. 예를 들면 내가 냈던 제보함 안건이 통과되 바로 제작에 들어갔다.

부서회의든 전체회의든 하면 할수록 나의 메스는 날이 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문건을 썼던 설렘과 첫 매혁회의를 해 내 안건이 통과됐을 때의 흥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내 메스가 희대의 명검이 되는 날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