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프문06)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현재 명륜 캠퍼스에는 중앙동아리를 포함하여 대략 십여 개 정도의 락 밴드가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독자적인 연습 공간을 가지고 있는 밴드는 동아리 방을 가지고 있는 중앙동아리 하나뿐이다. 다른 밴드들은 과방이나 소모임실을 이용하였고, 그 조차 이용할 수 없는 밴드들은 교외의 연습실을 이용하여 연습을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학교 측에서 ‘성균마당’ 이라는 연습실을 마련해주고 각 과방과 소모임실에서의 연습을 금지하였다. 학우들의 강의와 연구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우리 학교의 공간 부족 문제를 익히 알고 있는 재학생으로서, 이 문제는 충분히 공감하였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밴드가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드럼세트, 기타와 베이스의 엠프, 믹서, PA시스템, 각종 소모품 등의 여러 가지 장비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 측이 마련해준 ‘성균마당’에는 이러한 장비들이 하나도 구비 되어있지 않은 채, 넓은 공간만 존재한다.
그렇지만 학교 측의 완강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인해 결국 과방에서는 연습을 할 수가 없었고, 각 밴드들은 교외에 있는 연습실을 비싼 돈을 지불하며 사용해 왔다. 학교 측이 뒤늦게 이러한 장비들을 구매해 주겠다고 나섰지만, 그마저도 예산부족으로 완벽하게 모든 장비들을 구매할 수 없었다. 후에 장비들이 들어와도 ‘성균마당’이 그 기능을 얼마나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만약 학교 측이, 밴드가 어떤 환경에서 연습을 해왔는지, 연습에 필요한 장비는 무엇인지 조금만 알려고 노력했더라면, 각 밴드 구성원들이 느끼고 있는 학교에 대한 불신감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밴드를 하지 않아서 잘 모른다.’라는 말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학생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학교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원한다. 학생들의 작은 일에도 관심과 지원을 해주는 학교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