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들과 함께 생각하는 대학인의 사회적 책임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새로 신입생들을 맞이한 개강 첫 주의 교정은 유난히 활기가 넘쳤다. 그런데 주초의 어떤 뉴스로 우리의 마음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대학 신입생 21.3% ‘취업 준비가 우선’”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그것이다. 물론 그 내용을 보니 직업 알선 회사의 설문조사 결과였고, 이러한 보도에 일말의 의심도 품어봄직하다. 그러나 최근의 심각한 구직난은 사실이며, 이에 따라 학생들이 점점 더 취업 준비에 몰두하는 현상 역시 분명하다. 실제로 대학이 단지 좋은 직업을 위해 거쳐야만 할 곳에 불과하다면, 우리들이 지금 여기에서 쓰는 시간에는 낭비가 많은 듯하다.

 문득 작년 11월에 이 교정에서 열렸던 ‘참빛누리’의 발대식이 떠오른다. 양로원 등에서의 생활봉사와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습지도 같은 지식봉사를 목적으로 한 이 조직은 우리 대학의 선생과 학생들이 만들었다. 실제로 이들은 연초에 어떤 재활원 장애우의 전문대 진학을 도움으로써 세인의 주목도 받았다. 이러한 교내 단체의 조직과 활동은 “취업 준비가 우선”인 신입생들이 결코 관심을 가질만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우리 대학에서 이들의 존재는 엄동설한에도 변함없이 푸르른 소나무처럼 아름답다.

  대학의 많은 등록금을 감당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학생들 또 이로써 고용된 교직원들은 확실히 이 사회에서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스스로 명문대학의 구성원임을 자부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물론 이것은 정당한 노력과 노동의 대가일 터이지만, 이를 그냥 누릴 수만은 없다. 우리들에게 학문과 진리를 자유롭게 논할 여유를 허락해 준 이 사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사회적 책무를 깨닫게 한다. 사실 대학인들에 대한 기대도 비단 지식만이 아니다. 대학 생활을 통하여 키웠을 사회적 책임감을 믿기에, 많은 이들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폭넓은 취업 기회를 당연시하는 것이다. 

  오래 전 성균관의 유생들은 명륜당에서 학문을 익힘과 동시에 대성전(大成殿)에서 성현을 제사지내며 ‘성기성물(成己成物)’의 이상을 북돋우었다.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 이러한 역사는 오늘날 대학의 의미를 새삼 돌이켜보게 한다. 대학인의 목적이 구직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취업은 개인의 능력과 함께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도 함양한 결과일 뿐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직업은 나 자신과 사회를 좀 더 성숙되게 만들려는 꿈의 현실적인 연장선 위에 있는 것이다. 앞으로 오래도록 대성로(大成路)를 오갈 신입생들을 맞으며,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