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승영 기자 (xiahandme@skku.edu)

민요와 아카펠라의 기막힌 조우 - 국내 혼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
우리나라 민요를 아카펠라로 부른다는 획기적인 컨셉으로 등장한 그룹 ‘아카시아’. 우리의 구전 민요를 차분하게 아카펠라로 옮겨논 그들의 음악을 듣다보면 한국 고전 문학을 각색한 뮤지컬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중에서도 최근 발매된 두 번째 싱글 앨범 ‘청춘예찬’에 수록된 곡 ‘새야새야’에서는 민요에서 들을 수 없었던 웅장한 음색과 극적인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새야 새야 새야’를 반복하는 아카펠라 음을 바탕으로 흘러나오는 창 형식의 노랫말은 구수한 장단을 살려주고 곳곳에 감초 역할을 하는 ‘어이~’하는 추임새는 곡의 맛을 더 진하게 한다.

이외에도 앨범『청춘예찬』에서는 동네를 지키는 개 세 마리의 모습을 정겹게 그려낸 ‘개 세 마리’나 발랄한 아침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Intro-In The Morning’ 등의 친자연적인 풍류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아카펠라, 여인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음색으로 태어나다
- 일본 여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 ‘Ensemble planeta
(앙상블 플라네타)’
Ensemble planeta의 아카펠라들은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클래식의 정통성과 현대적 세련미를 넘나드는 크로스 오버의 감각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앨범 ‘Maiden`s Lament’에 수록된 곡 ‘Maiden`s Lament(소녀의 슬픔)’는 바흐의 클래식을 아카펠라로 소화한 곡이다. 악기 하나 없이 순전히 여인들의 목소리만으로 바흐의 클래식을 들을 수 있다는 경이로움은 실제로 귀를 통해 전달됐을 때 더욱 극대화된다. 특히 성악 발성에서 떨림 목소리 기교를 뜻하는 비브라토가 과도하지 않게 사용돼 소프라노의 높은 음들도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다. 클래시컬 아카펠라로 세계 아카펠라 계에 돌풍을 일으킨 Ensemble planeta. 지친 하루의 끝, ‘Maiden`s Lament’로 시작해 헨델의 오페라 Rinaldo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로 끝나는 클래식 아카펠라 여행을 한 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 
 
아카펠라는 Rock의 열정을 싣고- 미국 남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 ‘Rockapella’
데뷔 20년째의 장수 아카펠라 그룹 Rockapella는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나오는 Real group, King`s singers와 함께 현대 아카펠라의 1세대로 그 기반을 다진 그룹이다. 그러나 Rockapella는 락 장르의 도입을 통해 아카펠라의 대중화에 힘썼다는 점에서 여타 1세대 아카펠라 그룹과 구별된다. 또한, 최초로 입을 이용해 둔탁한 악기 소리를 내는 기술인 보컬 퍼커션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도 이들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

Rockapella만의 현란한 보컬 퍼커션으로 시작되는 곡 ‘Moments of You’는 앨범 ‘Don`t Tell Me You Do’에 수록된 이 그룹의 대표곡 중 하나다. 이 곡은 21c의 아메리칸 팝을 연상케 하는 보컬과 곡 전체를 탄탄하게 뒷받침 하고 있는 보컬 퍼커션, 남성 특유의 낮은 베이스 톤이 감상 포인트. 젊은이들의 뜨거운 사랑을 가감 없이 가사로 표현한 ‘Sixty Minute Man’도 Rockapella만의 매력을 발산한다. 이 앨범, 차분하고 고요한 이미지가 아닌 리드미컬하고 역동적인 아카펠라를 찾던 당신의 교감신경을 갑자기 흔들 수 있으니 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