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은선 기자 (eternityes@skku.edu)

일상에서 사소히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고. 사소한 웃음 툭 내뱉는 것이 지극히 어려운 일이란 걸 깨닫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행복을 찾아서’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힘겨움에 빠져 있는 주인공에게 행복을 추구하는 힘은 결국 행복을 만들었다. 웃음이란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는 영화의 주인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그 사람들이 김철민, 윤효상씨였다.  

기자는 지난해 우연히 친구와 함께 마로니에 공원에서 김철민 씨와 윤효상 씨를 만났다. 그들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사람들에게 호통개그를 펼치고 있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기자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학생들도 종종 대학로를 다니다보면 이러한 장면은 한 번씩은 봤으리라 생각한다. ‘뭐 하는 걸까’하고 그들에게 다가서는 순간부터 그들의 개그에 웃음을 터뜨려 본 경험이 있는, 그런 경험.

지난해 내가 봤었던 그들의 모습은 올해 1월, 2월, 3월, 이번 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이 공연 도중에 했었던 말이 하나 있었다. “여러분, 저희는 15년 넘게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왜 여기 있는지 아십니까? 지금의 여러분이 애 엄마가 되고 애 아빠가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서 저희를 본다면 얼마나 웃기겠습니까?”

나중에 취재하고서야 알았지만 그들은 벌써 19년째 거리공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을 알아보는 사람도 많았다. 공연이 마치고 싸인을 받는 한 시민을 만나 인터뷰를 하니 15년지기 팬이라고 할 정도이니까.

취재 도중 크게 울리는 마이크 소리에 그들은 목소리에 힘을 잃어 공연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상업화 되어버린 대학로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마이크에 대응해 목에 힘을 주고 외치는 일뿐이었으니 말이다. 그것도 안 되면 공연을 하지 못하는 것이 그들의 일상 다반사였다. 그러나 그들은 공연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목소리를 냈다. 목이 쉬면서도 사람들에게 개그를 하는 모습은 기자에겐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 정도였지만 행복해 보였다.  
이번 시각면을 위해 촬영을 하면서 그들을 미화시키고 싶지 않았다. 촬영을 흔쾌히 허락해 주시는 분들도 아니었고 자신들이 신문에 나가는 것도 이상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지 그 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그 분들이 처해 있는 상황을 사진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웃을 수 있다는 것. 웃게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들이 추구하는 소소한 행복이 우리들에게 웃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