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지현 기자 (kjhjhj1255@skku.edu)

성대신문과 함께한 나의 20살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물론 2학기에 들어온 기수이기도 하지만 수습시절을 보낸 그 한 학기만큼은 정말 인생의 모든 산전수전을 다 겪은 시간이다. 솔직히 말해 8주간의 트레이닝이며, 울지 못해 웃으며 준비해야했던 퇴임식과 선서식 장기자랑이며, 심지어 어엿한 준정기자로 보냈던 방중활동이든지 간에 하나도 쉬운 일은 없었고 그 때문에 내가 왜 이런 가시밭길을 택했을까하는 회의감도 들었었다. 남들은 꿈꾸던 대학생활, 어디 한번 맘껏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여유롭고 질펀하게 놀고 다니는 데 나는 왜 달콤한 주말과 방학까지 반납하며 이렇게 미친듯이 살아야하나 싶었던 것이다. 내 행동 하나하나가 선배들로부터 동기들로부터, 그리고 내 자신으로부터 주시되고 평가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온 몸의 털이란 털은 다 곤두서는 느낌이었고 잠시도 긴장을 풀 수가 없었던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육체의 고단함보다 지식의 빈곤함이 더욱 나를 지치고 힘들게 했다. 잠이 부족한 것쯤이야 주말에 몰아서 자도 되고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졸아도 된다. 친구들과 만날 시간이 없는 것도 언제 한번 마음먹고 하루종일 놀면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수님들로부터 배우지도, 신문에서 주워 읽지도 않았던 것을 처음으로 맞닥뜨렸을 때, 여지껏 고민해보지 않았던 부분의 이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가야할 때, 웬만큼은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고 초라해지는 그 허탈감은 성대신문에서 보냈던 그 시간이 아니었다면 평생을 살아가도 맛보지 못했을, 씁쓸하면서도 결코 잊지 못할 강렬한 맛이었다.

그러나 나는 또 다시 일어나 책을 넘기고 펜을 잡았다. 이왕 가열차게 보내기로 한 20살, 말 그대로 미친듯이 발로 뛰고 머리 굴리고 끊임없이 세상에 물음표를 던져보자! 남들은 대학 4년을 다녀도 결코 디뎌보지 못할 지식의 밑바닥과 한계의 극점을 내 20살에 모두 체화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이자 평생의 자부심으로 생생히 가슴 속에서 살아 숨 쉴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