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카메라 앞으로 나오다
영화감독, 카메라 앞으로 나오다
  • 김승영 기자
  • 승인 2007.09.12 00:00
  • 호수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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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시네마 천국> 변영주, 김태용, 이해영 영화감독

3人3色. 전혀 다른 스타일의 세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유쾌와 통쾌가 오가는 인간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핵 같은 이야기들이 사뭇 진중하게 느껴진다. 저 사람들 누구지? <발레 교습소>, <가족의 탄생>, <천하장사 마돈나>라는 낯익은 작품들과 그 옆에 감독이라는 자그마한 자막이 뜨는 순간, 눈은 더 커지고 귀는 더 열린다.

김승영 기자(이하:승) 영화라는 공통분모가 있기는 하지만 영화감독이 아닌 카메라 앞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진행자일 때 느끼는 게 다를 것 같다.
이해영 감독(이하:이) 영화를 만들 때는 창작자 입장에서 하는 거고 이거(시네마 천국 진행자)는 관객의 입장에서 하는 거니까 확실히 다르다. 또 영화감독이라는 게 아침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는 그런 직업이 아니니까 영화를 찍고 있을 때 말고는 가끔 “내가 영화감독 맞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카메라 앞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정말 영화를 좋아하고 애정을 가지면서 일을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잊지 않게 된다. 좋은 아르바이트인 것 같다.

승:영화감독이 아닌 영화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대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대중들은 영화감독이라고 하면 영화에 대해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억하거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우리도 잘 모른다. 그저 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영화에 대해 갖고 있는 우리의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태용 감독(이하:김) 거꾸로 질문이 있는데, 관객의 입장에서 보기에 영화감독들이 영화 프로그램 진행하는 모습이 어떤가?
승:굉장히 신선하고 재밌기도 하다. 영화감독은 왠지 배우들 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사람들인데 그런 분들의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아주 편하고 재밌는 분위기에서 들을 수 있어서 좋다.
 김:사실 영화감독들이라고 해서 영화에 대해 말을 한다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 약간 부담스러운 것도 있긴 하다.(웃음)

승:공중파마다 영화 프로그램들이 다 있지만 단순 정보전달 식의 획일화된 유형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그에 비해 ‘당신이 영화에 대해 알고 싶었던, 그러나 차마 묻지 못한 것들’, ‘불멸의 B무비’ 코너 등 EBS <시네마 천국>이 영화 프로그램으로서 두는 차별성이 있는 것 같은데
변영주 감독(이하:변) 간단한 것 같다. 우리는 단순히 신작 소개를 하는 영화 프로그램이 아니다. 영화감독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 보다 우연찮게 더 많고 다양한 영화들을 접하게 되고 그런 영화들 가운데서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을 관객들도 알고, 사랑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멀티플렉스 도입 이후에 영화들을 더 쉽고 많이 볼 수 있게 된 것 같지만 그게 아니지 않은가.(대형 영화들의 상영관 독점) 이런 현실 속에서 관객들이 좀 더 많은 영화들과 만나고 사랑을 나누시라고 중매쟁이 역할을 우리가 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감독들이 진행하고 있는 것이고. 
김:자본이나 규모 등의 여건으로 인해 세상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정말 좋았던 영화들의 장막을 걷어내고 있는 것이다.

승:영화감독과 진행자라는 경계를 떠나 영화인으로서 느끼는 요즘 영화계의 특징이 있다면
김:스크린이 계속 작아지고 있다는 것. 미국의 어떤 지역에서 특정 영화의 I-pod 다운로드 횟수가 dvd의 매출을 앞섰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는데 관객들이 점점 다운로드로 영화를 보려고 한다. 큰 스크린과 생동감 넘치는 음향을 통해 감상한다는 영화의 절대적인 미학이 아예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영화라는 게 똑같은 장면이라 하더라도 어떤 각도에 초점을 둬서 찍는냐에 따라 다른 필름이 나올 수 있는 건데 작은 액정으로 영화를 보다 보니 그런 영상미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이:요즘 DMB 드라마들 촬영할 때도 클로즈업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고 하더라. 영화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작은 걸로 보는데 어떻게 풀샷을 쓰겠는가. 아무리 잘 만든 영화도 컴퓨터 파일로 압축을 하다보면 화질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것은, 영화의 미학은 다 거세시키고 단순히 줄거리만 파악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필름으로 촬영된 영화를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는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사람들이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영화의 문제라기보다는 관객들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승:세 명의 영화감독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독 본인들 스스로 얻게 되는 것도 있을 것 같다.
 이:굉장히 배우는 게 많다. 나와 같은 고민과 생각을 이 사람들도 하고 있었구나 하는 것도 발견하게 되고
 변:영화는 일이고 시네마 천국은 유희다. 2주에 한 번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감독들과 만나 내가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2주 동안 열심히 영화 만들고 만나자!”는 기운을 듬뿍 얻고 간다. 그런 점에서 영화 촬영에서는 맛볼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을 가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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