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완(법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7월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허위학력이 밝혀진 것을 시작으로 약 두 달간 대한민국 사회는 예술계에서부터 연예계, 심지어 종교계까지 학력위조라는 단어에 몸살을 앓았다. 곳곳에서 자신의 허위학력을 시인하는 고해성사(?)가 흘러나왔고, 대학가에서는 새로 임용한 교수의 학위를 재검증하는 등 가짜 학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학력위조파문의 발단이 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전달하는 언론의 태도가 지나치게 선정적, 폭력적이라는 데에 있다. 최근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신정아 씨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원래의 쟁점은 신정아 씨의 학력위조와 우리 사회에 번져있는 학력중시 풍조였다.

그러나 요즘 언론은 원래의 초점을 벗어나 신정아 씨 개인의 사생활에 비정상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요즘 신정아 씨에 대한 기사들은 전 청와대 실장과의 스캔들이나 숨겨진 스폰서와의 부적절한 관계 같은 지저분한 내용들로 가득 차있다.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삼류 추측기사들로 가득 차있는 것이다. 정신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정아 씨에게 공상 허언증이라는 병명을 내리고 그것을 기사로 찍어 내는 것이 과연 학력위조라는 쟁점의 해결과 어떠한 관련이 있을까? 그리고 그러한 기사들을 통해 한 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일회용품처럼 소모해버리고, 뉴스와 신문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이 과연 언론이 이 사회에서 담당해야 할 임무인 것인가?

신정아 라는 한 개인이 학력을 위조하여 사람들을 속이고 사회 유력직에서 일해 온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언론이 해야 할 일은 가쉽 기사나 찍어대는게 아니라 그러한 개인의 잘못된 행동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에 박혀있는 학력중시 풍조라는 부정적 경향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언론이 누리는 거대한 힘이 무슨 이유로 주어졌고, 그렇게 주어진 힘을 어떠한 목적에 써야할 지에 대해 우리나라 언론들이 한번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