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진(한문교육05)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항상 새 학기가 되면 수강신청 전쟁을 치르는 것이 의례적인 일이 되었다. 물론 수많은 불평과 의견이 오갔지만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수강 신청 불만의 목소리 가운데 하나는 여기저기 떠밀리듯이 마지못해 인원이 남은 강좌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수업 선택의 권리가 발탈 된 것이다.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자신이 원하는 수업도 못 듣는 형편에 대해 많은 학생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수강신청 변경기간 동안 PC실을 들락거리면서 무한 클릭을 해 겨우 꼭 들어야 하는 교직 강좌와 하나 남은 필수 교양 강좌를 수강할 수 있었다.

어렵게 듣게 된 강좌이니 만큼 수업 계획서도 꼼꼼히 읽고 첫 수업에도 일찍 가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어렵게 들어간 첫 교직 수업에 교수님이 급히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리둥절했지만 첫 수업에 통보해 주셨으니 큰 문제가 없었다. 다음으로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교양 수업에도 일찍 자리를 잡고 교수님을 기다렸다.

하지만 10분, 20분, 30분…결국 하나 둘 씩 학생들이 불만에 가득 찬 표정으로 자리를 떴고, 수강변경 마지막 날이라 수업을 들어보고 결정을 내리려던 나도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업 시작 1시간 뒤 덜렁 문자가 날아왔다. ‘교강사님의 개인 사정으로 다음 주에 첫 수업이 있겠습니다’ 허탈했다. 그리고 다음 주에 이제는 수강이 돼버린 교양수업에서 처음 만난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원래 수업을 맡으신 교수님이 사정이 생겨 급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교수님이 오시든 수업의 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언짢았던 것은 왜 개강이 시작되고 나서, 수업 변경기간까지 지난 후에서야 급히 교수님을 초빙하는가이다.

이미 학교 측과 교강사 간에 충분한 협의가 있을 거라 믿은 학생들은 단지 ‘교강사님의 개인사정’에 뒤로 밀려버린 것이 아닌가? 어렸을 적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배웠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학교의 주인은 ‘수강신청 사이트’와 ‘교수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