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승영 기자 (xiahandme@skku.edu)

1년여 동안 문화부 기자로 몸담아 오면서 여러 힘든 취재들을 했지만 이번만큼 힘들었던 취재도 없었던 것 같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대학가요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죽어 있던 것이다. 과거 대학가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리고 현재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형님 역할을 하고 있는 가수들은 “요즘은 대학가요제 안 본다”며 나를 당황케 했고, 평론가들 역시 “앞으로 대학가요제가 대학문화의 장으로서 다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선뜻 긍정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 뿐인가. 대학가요제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들도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식의 생각들이었고 이번 대학가요제에는 어떤 연예인이 나오는지에 관해서만 가끔 이야기를 꺼낼 뿐이었다. 그리고 MBC 대학가요제 제작진 측은 인터뷰를 요청하는 대학 신문사들이 너무 많아 일절 취재에 응하지 않기로 내부에서 협의했다는 말을 전했다. 결국 나는 웃고 말았다.

도대체 현재의 대학가요제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대학 문화의 장, 한국 음악의 업그레이드, 좋은 방송 이 중에 어느 하나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오늘날의 대학가요제는 오로지 31년이라는 전통에만 존재의 이유를 걸고 있다. 만약 내년부터 이 대학가요제가 개최되지 않는다고 한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차리고 문제를 제기할지 모르겠다. 취재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낀 기자의 편향된 비난으로도 들릴 수 있겠지만, 최소한 대학가요제에 애정을 갖고 문화면 하나를 여기에 다 쏟아 붓고자 결심한 나로서 이번 취재 후기에 담고자 했던 것은 이런 참담함의 감정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구절이 어딘가에 있는 취재 후기를 쓰고 싶었던 것이다.

과거 대학가요제의 전성기를 되찾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오늘날의 흐름에 맞는 문화 코드로 제2의 전성기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대학교와 대학생 그리고 대학문화와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학가요제는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