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슬(법 07)
우리 학교는 혜화역부터 학교 대운동장 앞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정문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건물들까지의 거리가 꽤 상당하고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여러 학생들이 이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셔틀버스를 타면 학교까지 편하고 빠르게 올라올 수 있어 나도 학교 바로 앞에 살지만 셔틀버스를 자주 이용한다.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학교에 올 기회가 생겨 친구와 함께 온 적이 있다. 비 내리는 날 혜화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성대에는 이런 것도 있구나’하며 감탄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런데 거스름돈을 주지 않는지 몰랐던 우리는 300원 짜리 셔틀버스를 천원에 이용해야 했다. 그 당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버스라면 당연히 거스름돈을 주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학교 셔틀버스에는 그런 장치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도 가끔 셔틀버스를 처음 타는 학교 방문자들이나 학생들은 500원 짜리나 천 원짜리를 내고 당황하는 모습을 가끔 보곤 한다. 어떤 때는 잔돈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껌 한 통을 사거나 음료수를 하나 사 마시기도 한다. 굳이 동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지 않는 곳에 돈을 써야할까?
성대에 입학하고, 집이 멀었던 나는 거의 등교를 셔틀버스와 함께 했다. 입학 하고 처음 셔틀버스를 탔을 때 나는 또 한번 당황했다. 성균관대학교의 셔틀버스가 성균관대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요금을 받는 다는 점이었다. 학생증에 버스카드 기능을 넣어 학교 셔틀버스를 탈 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있지만, 이 또한 버스 요금을 낸다는 점은 마찬가지였다. 타 학교의 경우 학교 내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의 경우, 그 학교의 학생증이나 학생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지니고 있으면 셔틀버스를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어떻게 학생들에게 요금을 받을 수 있는지, 다른 학교에 비해 학교 재정이 어려운 편도 아닌 우리 학교가 굳이 셔틀버스 요금을 받아야 하는지... 셔틀버스를 탈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