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랑(인과계열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피말리던 시험기간이 끝났다.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며 시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노력 끝에 시험을 치르고 나서 생각만큼 시험을 잘 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이른 새벽부터 자리를 맡기 위해 도서관 앞에서 줄을 서고 철야도서관의 새벽을 뜨겁게 달구니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시험이 끝나고 여유가 생기자 ‘성대사랑’에 들어가 봤는데 그 사이트에 이번 중간고사 때 일어났던 커닝사건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직접 커닝하는 모습을 목격하였다면서 커닝한 사람에게 자백을 요구하는 글 밑에는 커닝한 사람을 비난하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시험기간에 열심히 공부한 나 또한 이런 글을 보고 분노 할 수밖에 없었다.

부끄럽지만 사실 나는 1학기에 수강했던 과목 중에 C학점을 받은 과목이 있다. 처음에는 나름 용기를 가지고 수강신청을 했지만 갈수록 나에게 그 과목이 너무 버겁게 느껴졌다. 시험 날이 되어서는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해서 조급한 마음에 한 자라도 더 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그 옆에서 몇몇 사람들이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 서로 나눠가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순간 나도 잠깐의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라면 형편없이 낮은 점수를 받을게 뻔했기 때문에 더 나은 점수를 얻고 싶은 욕심에 마음속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결국 나의 소심한 성격 탓도 있었지만 시험을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한 학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대로 시험을 쳤고 결국 그 과목은 C학점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내년학기에 그 과목을 재수강 할 예정이고 그 때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이다. 내가 그만큼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많이 후회되지만 커닝을 해서 더 나은 점수를 얻었다면 분명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그 학점을 다른 사람들 앞에 자랑스럽게 보여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물론 요즘 취업 때문에 학점이 중요하긴 하지만 커닝을 해서 좋은 학점을 받고 그 학점으로 좋은 곳에 취직한다면 그런 자신이 과연 자랑스럽게 느껴질까.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싶다면 남에게 부끄럽지 않게 양심을 가지고 정직하게 행동하는 멋진 대학생이 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