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주(영문06)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불과 십 수 년 전만 해도 청춘의 모닥불이던 열광적이고 단합된 ‘대학 축제’는 운동권의 퇴조와 더불어 캠퍼스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우리학교 건기제 역시 뜨거운 선전 구호와 막걸리로 단결된 과거의 모습은 없었지만 양캠 ‘발랄공작단’과 ‘자과캠 총학생회’의 기획은 연극과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야말로 대학 축제의 역사가 새로 쓰여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새롭게 시도된 축제에도 아쉬움은 여전히 존재했다. 학생중심을 표방하던 인사캠 행사는 인기 연예인의 공연이 축제의 말미를 장식하던 관행에서 탈피하긴 했으나 정작 학생들의 참여에는 일정부분 제한이 있었다.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동아리 공연이 금잔디 대형 무대에서의 인디 밴드 공연과 같은 시간에 노천극장에서 진행된 것은 축제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의문스럽게 했다. 주인이 제 안방을 떡하니 내준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기사에서 74.3%의 학우가 타 캠퍼스의 축제 불참의 원인을 셔틀 버스 운행 미비로 봤지만, 그보다는 축제 기획에 있어서 양 캠의 협의와 유기적 연관성이 부족했던 점이다. 아무리 교통수단이 확보된다 해도 축제의 내실이 학생에게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실질적인 양캠 간 교류는 어려울 것이다. 사실 양캠의 물리적 거리는 시시각각 통보되는 셔틀버스 운행문자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건기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본다. 학생의 수동적 참여를 보장하는 기존의 축제 관행에서 벗어나 대학생이 있는 대학축제를 과감히 시도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간고사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많은 학우들이 축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며 기획단 활동에 70%에 육박하는 의의를 부여했다.

성대신문에서 축제의 구성, 기획의 만족도에 대해 즉각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학생들의 생생한 의견을 포섭하고 다음 축제를 위한 살아있는 대안을 마련하기에 좋은 방법이었다. 절반의 성공을 발판삼아 학생과 축제 간의, 양 캠퍼스 간의 괴리가 없는 진정한 하나 된 축제로 발돋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