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사과계열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등굣길을 하체 단련의 시간으로 바꿔버리는 명륜캠의 구조 상 학교에서는 여러 대의 셔틀버스를 운영하여 학생들의 편의를 증진시키려 하고 있다. 점심시간이면, 농구장 옆 셔틀버스 기종점에서 대학로에서 올라오는 많은 학생들이 우르르 쏟아지는 진풍경을 매일 관찰할 수 있다. 물론 셔틀버스는 참 편하다. 대성로라는 긴 경사길을 가볍게 올라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나는 셔틀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편익만으로는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볼 수 없게 됐지만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 마트에서는 무료로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물론 학교 나름대로의 예산체계에 따라 다양한 재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겠지만, 허리가 휠 만큼의 등록금을 내면서 학생들의 편익을 위한 셔틀버스에 300원을 던져넣어야 한다는 사실은 지금까지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버스운영에 얼마나 비용이 소모되는지는 모르지만, 그 것을 굳이 학생의 주머니에서 갹출해야만 하는 것인지, 그 당위성을 설명해주는 어떠한 자료도 본 기억이 없다.

운영비용을 이용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을 이해하더라도, 거스름돈을 거슬러주지 않는 것은 이와는 별개의 문제다. 가끔 셔틀버스를 타고 가려해도, 주머니에 동전이 없거나 500원짜리 하나만 덜렁 가지고 있다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길을 건너야 한다. 학교행정이 진정으로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려한다면 이럴 수 있는가?

총학생회에서 혜화역 1번 출구에 동전교환기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지만, 그것이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거스름돈을 거슬러주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면 이러한 공약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 아닌가.

언젠가 이 이야기를 학우들과 하였을 때, “거스름돈을 거슬러주면 혜화역 앞 편의점은 뭘 먹고 사니”라는 농담을 들은 적이 있다. 안타까운 중복지출의 현장이다. 알 수 없는 운영방침 때문에 급하게 셔틀버스에 올라 회수권이나 동전을 준비하지 않은 자신을 원망하며 눈물로 지폐를 꽂아넣는 사태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게 진짜 편익인지, 물음표를 달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