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혜인 편집장 (kirufif@skku.edu)

대선철이 되면 국민들의 관심사가 그것에 몰리듯, 총학생회 선거 역시 1년 중 캠퍼스의 중요한 행사로 학우들의 관심을 끈다. 필자 역시 총학 선거에서 얼마나 성균관대학교, 또 우리 학우들에게 열정을 가진 선본들이 모습을 드러낼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9일, 한 후배 기자의 기사를 체크하다가 ‘40대 총학생회 단일 선본 등록’이라는 구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무리 지난 선거 때도 두 선본이었다고는 하지만, 대표자의 자리에 출사표를 던진 선본이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은 경악을 넘어 슬프기까지 했다. 다른 대학들은 넷, 여섯의 선본들이 나왔느니 하면서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 대한, 학우들에 대한 열정이 ‘단선’으로 표현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상 초유의 단선 사태는 이번 호 성대신문 1면에 보도한 바와 같이 또 다른 선본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등록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본을 준비하던 학우들은 학내에 대자보를 붙여 그들의 목소리를 성균관에 알렸다. 인사캠과 자과캠 총학의 일정한 정책적 교류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러닝메이트 제도가 갖는 모순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느 정도 당연하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일각에서 제기돼 왔던 이러한 문제는 올 선거가 단선으로 진행되면서 불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선이라는 사태를 맞이한 현재, 러닝메이트 제도에 대한 비판보다 더욱 심각한 점은 총학생회 선거라는 큰 사안을 앞두고 자칫 선본의 공약과 열정에 대한 여론 형성이 활발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으로 1년 동안 학우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 줄 총학을 뽑는 자리라면 더더욱 많은 학우들이 그들이 말하는 학교의 방향과 공약에 귀를 기울여야 함에도 단선, 관심저하, 여론 형성 미비, 투표율 저하로 고리가 이어질까 우려된다.

중선관위는 투표율 저하를 우려해 커피제공 등 기존 홍보 방안 외에도 투표기간 연장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닌 사후대책일 뿐이다. 투표기간 연장이나 재투표로 치닫기 전에 학우들이 비록 단선이지만 총학생회 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선본의 신속한 공약 홍보와 그 공약에 대한 여론 소통의 창구가 마련되고, 학우들이 이를 꾸준히 접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 학우들 간의 충분한 소통이 이뤄질 수만 있다면 단선이라도 충분히 알찬 선거가 될 수 있음에도 벌써 연장투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안타깝다. 중선관위와 ‘S-energy’선본이 이런 필요성을 인식하고 기존과 다름없이 여론 형성과 토론의 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