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부활 프로젝트 심층 인터뷰 - 서울시 문화국 문화정책과 김승현 직원

기자명 김승영 기자 (xiahandme@skku.edu)

■ ‘대학로 부활 프로젝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대학로의 부활이란 어떤 것인가?
90년대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던 대학로는 상권의 발전과 그에 따른 임차료의 상승으로 인해 점차 자본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건물 임대료에 치이게 된 예술가들은 공연예술 원가(표 값)를 높일 수 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관객 수가 줄어들게 됨에 따라 수익은 더욱 나오지 않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 것이다. 결국 예술과 예술가들의 작품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따라서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와 서울시의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극장 시설을 개선하고 임대료 상한선을 정책적으로 법제화하는 방향을 택해 예술가들이 돈에 신경 쓰지 않고 예술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공연예술의 메카로서 대학로가 갖는 위상도 부활할 것이라 생각한다.

■ 08년 8월에 개관 예정인 대학로 복합문화 공간은 어떻게 구성될지 궁금하다.
지하 4층에서 지상 5층에 이르는 대규모의 공간이 될 것이다. 지하 4층부터 지하 2층까지는 2백50석 내외의 소극장들을,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는 4백60석 내외의 중극장들을 세울 것이다. 특히 복합문화 공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주류, 비주류에 상관없이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연될 텐데 지금까지 대학로에 세워진 극장으로는 최대 규모가 되지 않을까 싶다.

■ 08년에 완공 계획 중인 Art Factory는 구체적으로 어떤 공간인가?
말 그대로 예술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공연예술 창작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보증금도, 운영비도 없이 예술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연습실이다. 물론 한 번 들어왔다고 계속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1, 2년 단위로 계약을 해 그 기간 동안 가시적인 작품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Art Factory를 관리하고 있는 운영진이 자체적으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해 국내와 해외 예술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할 것이다.

■ 대학로 전체에 걸쳐 행해지는 ‘호객 행위’는 예술 메카로서 대학로의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프로젝트에서 구상하고 있는 구체적인 단속 방안은 없는가?
작품 호객 행위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서울시와 종로 구청 직원들이 가졌던 간담회 자리에서도 진지하게 논의된 문제다. 지금은 대학로발전위원회와 연극인들이 자체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프로젝트가 실시되면 호객 행위를 한 해당 극단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법을 통해 더 강력하게 규제할 계획이다.

■ 모두 09년까지 예정된 사업들인데, 그 이후로 계획하고 있는 장기적인 사업도 있는지?
공연예술 지원 사업에 관한 전체적인 윤곽이 뚜렷하게 잡히면 문화예술진흥위원회나 아르코 극장도 지금 계획하고 있는 지원 시스템들을 바탕으로 관리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건 09년까지 계획한 사업들을 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사안들의 경우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사업이 만족스럽게 수행된 후엔 충분히 검토의 여지가 있는 것들이라 할 수 있겠다.

■ 시민과 예술가들과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공동 운영 협의 체계를 구성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채택할 것인지 알고 싶다.
의견 수렴에 관한 내용은 일괄적으로 서울문화재단에 위탁할 계획이다. 일단 1년 단위로 지면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밖의 여론 수렴도 추후 여건에 맞추어 계속 제도화 해 나갈 예정이다. 또 대학로발전위원회를 주축으로 하는 민·관 협의체를 상설 운영해 시민들의 사업 참여 기회를 넓혀 대학로 부근의 지역 주민들이 프로젝트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무엇보다 대학로 부활 프로젝트는 예술가들과 능동적인 관객들이 함께할 때 더 큰 성공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