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선영 기자 (sun3771@skku.edu)

어느덧 한 학기가 끝나고 성대신문도 종간호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런 영광적인 지면에 기자의 이름이 적힌 기사는 취재후기를 제외하고 단 한 군데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1, 2면의 모든 보도기사는 체크 흔적이 잔뜩 묻어있는 후배 기자들의 기사로 대체되고, 특히나 이번에는 학술면에서도 청탁글이 기자의 이름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술면이 다른 부서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간혹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청탁글을 받는다는 것이다. 학술부의 특성 상 학우들이 읽을 만한 저널리즘적 기사를 추구해야 할지, 보다 전문적인 기사를 추구해야 할지에 대해 식상하지만 절실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해답도 없는 이 머리 아픈 딜레마를 두고, 나름대로 고민하고 절충한 사안이 바로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경우 청탁글을 받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청탁을 하다보면 어떤 교수님들은 “학보사에서 왜 그런 어려운 학문을 다루느냐, 그런 기사 아무도 안 읽지 않느냐”고 반문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학술부 기자로서 서운한 감정도 들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이 더 슬프게 다가온다. 실제로 대학 신문의 학술면은 학문의 상아탑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가독률이 낮고 심지어 타대 학보사에서는 부서 자체가 사라지기까지 한다. 너무나 가슴 아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학술부의 앞날에 암울한 그림자만 드리워져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종간호에서도 청탁글을 요청하기 위해 교수님께 전화를 드리자 “그런 학술적 주제를 다루다니 성균관대가 정말 대단한 학교군요”라며 단번에 OK를 해주셨다. 중앙일간지나 방송출연 요청도 모두 거절할 정도로 바쁜 와중이었지만 학보사에서 학문적인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룬다는 것이 대견해 보였나 보다.

비록 지금의 현실은 어려울지라도 학술부는 분명 존재의 이유가 있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야 할 사명감과 힘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 학문의 상아탑 속에서 딜레마를 극복하고 교수나 학생들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전진하는 희망찬 학술부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