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수작 - 김제하(영문99) 학우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동전의 앞 뒤
무색 , 액상(液狀)의 공포는 
내 이름이 있었던 때에  던져 졌다

허공을 가르는 은백색  금속에겐
행운은 바람과 햇빛과 중력 뿐이다

첫발자욱에 땅을 밟거나
혹은 헛 딛는것처럼

기다리던 버스를 타거나
혹은 놓치는 것처럼

날카로운 단면으로
행운을 찢어버리는 파열음은

12월에 겨울 옷을 꺼내입듯
동전의 앞, 뒤를 내어 놓는다

   

소감

사실 성대문학상 수상 은 응모시에만 해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결과다.
사실 시를 쓴다는 것은 뭔가 너무나 위대한 일 처럼 보여서
누군가에게 내가 몰래 끄적이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그것은 지금도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그냥 속상한 마음을 털어 놓을때가 없어서
내 나름대로의 결과를 내리고 정리해 본 것인데
이것을  누군가가 읽고 반응 을 보여 주었다는 것에 나는 무척이나 흥분이 된다.
무인도에서 마지막 남은 조명탄을 당기고 나서 멀리서 구조선의 불빛을 본 느낌이랄까?
물론 도서관에 죄인처럼 숨어있다가 받은 당선 전화라 더 그럴수도 있을 것이다.
목숨걸고  준비하던 시험에서 낙방후 무척이나 낙심해있었을때  적어놓은 것이었는데
몇달이나 지금와서 나에게 다시한번 달릴 수 있는 에너지가 되어줄것 같다.

 

 

감상포인트

누구는 아주 작은 노력을 기울여도 뭔가를 이루어내고
또 다른이는 아무리 사력을 다해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해본적은 누구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게 본인 이건 혹은 또 다른 사람이건 말이다.
어쩌면 내가 컨트롤 가능 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물론
우연 또는 행운이란 것 조차도 이미  정해져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해도 안되는 일들
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과 같은 그런것들
결과가 정해져 있다면
나의 노력여하는 사실은 결과에 아무런 변화 요인이
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런한 나의 노력여하도
아주 오래전에 이미 계획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 멈추지 않는다.
그 이후는
또 무엇인가 정해져 있겠지. 
하지만 역시나
나는 그러한 계획의 끝을 알지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두렵다.
그 두려움은  색도 없고  형체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