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최우수작 - 김지영(국문04)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떠들치지 않는 아득한 신방(新房)
   가무스름 손티 난 신부 가붓이 앉아
   열없이 새살거리는 시간 뒤쫓고 있다

   달빛 오르내리창 누긋이 곰작일 때
   부듯한 섶 사이로 떨어지는 난초 한 잎

   초
   르
   르
   달무리 아름 희부옇게 파고든다

<작품의 주안점>


‘새색시 옷벗기기’는 시의 ‘간결함’을 최대한 살린 시입니다. 구체적으로 시조입니다. 요즘 시는 대체로 길이가 긴 것 같습니다. 형식도 파격적이고, 눈에 확 들어오거나 의미가 알쏭달쏭한 것들도 많고요. 저는 시에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단어들을 빼는 작업부터 해나갔습니다. 그래서 제 시는 대체로 가뿐하게 읽힙니다.

또 하나 중점을 둔 부분은 ‘우리말 살려 쓰기’입니다. 첫날밤을 보내는 신랑, 신부의 긴장되는 장면을 최대한 우리말로 옮겨놓으려고 했습니다. ‘우리말분류사전’에 나오지만 너무 생소한 단어는 쓰지 않았습니다. 처음 들었다 하더라도 정황상 공감이 가는 어휘를 고르려고 조율했습니다. 그래서 신방의 장면을 대체로 쉽게 엿볼 수 있도록노력했습니다

 <수상소감>

어려서부터 ‘작가’는 제게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대학에 와서 그렇게 바라던 국문학을 공부하게 된 것만해도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근래 몇 년은 글 읽는 것에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창작을 통해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다니요. 정말 오랜만의 일입니다. 이 순간, 살면서 글을 만나 참 행복하다는 평소 생각이 틀림없었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이젠 시를 쓰면행복해지는 또 하나의 문을 열었습니다. 앞으로의 삶도 이렇게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게 살고 싶습니다.

이제 곧 졸업을 합니다. 재학생일 때 제 이름을 성대신문에 올리게 돼 영광입니다. 어디서든 자랑스러운 성대 국문인이 되겠습니다. 옆에서 ‘김지영’을 만들어주시는 여러 선생님, 선후배,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 시는 정말 좋다고 힘을 주셨던 식구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