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베니스의 상인」이라는 셰익스피어의 명작에는 나를 감동시킨 대사가 하나 있다. “천상에 두 신이 있어 모든 것을 거는 내기를 한다고 치자. 내기의 승패는 이 세상에 가장 훌륭한 여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한 신이 포샤를 선택한다면, 다른 신은 그 내기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다…….(포샤는 신이 내기에 모든 것을 걸만한 최고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봄이 되었다. 학교의 교정은 이제 온통 봄의 소리와 색깔로 가득차 있다. 아, 얼마나 찬란하고 아름다운가! 하지만 내가 보니, 두 부류의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커다란 희망과 꿈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그 꿈이 점점 작아지는 학생이 있고, 처음에는 오히려 뭘 잘 모르고 심지어 작은 희망과 꿈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그 꿈이 역량과 함께 커지는 그런 학생이다.

전자의 학생들은 대학생활을 주로 수강과목의 리포트제출, 시험 준비 등에 단기적으로 접근하여 오히려 더 중요한 10년 내지 20년 후까지의 장기적 비전을 키우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들은 결국 세계무대에 대한 도전하기 보다는 보통, 안전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후자의 학생들은 리포트제출, 시험 준비 등을 하되 대학생활을 자신들의 장기적 비전과 연결지어 실행하면서 평범, 안정보다는 세계무대 등 큰 것을 추구하는 도전정신을 보인다.

어느 순간부터 대학의 캠퍼스에는 제일 해보고 싶은 것에 도전하기보다 안전을 제일로 추구하는 주의가 자리 잡게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직장을 신이 내린 직장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비전이나 강점과는 상관없이 그런 곳으로만 집착하게 하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대학평가의 척도 중에 직장 취업율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대학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을 의미 있고 풍성하게 이끌 수 있는 리더로 키우기보다는 기업의 큰 조직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게 해주는데 필요한 종류의 리더로 키우려는 분위기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개인들의 영혼을 팔고 단지 안전과 물질적 안정을 제공해준다는 이유로 ‘신의 직장’을 추구하겠는가? 아니면, 신이 모든 것을 걸고 내기를 걸만한 그런 훌륭한 젊은이가 될 것인가?

우리 성대인들이여! 우리 다르자. 나만의 색깔을 찾자. 앞으로 적어도 50년 이상 펼쳐질 인생을 위해 내가 제일 해보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추구해보자. 찾아보자. 앞으로의 경쟁은 내가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 내가 어느 전공을 했는가, 내가 어디서 왔는가 보다는 내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그 비전은 정말 내가 제일 해보고 싶고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인가, 즉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려있는 것이다.
세계 일류들을 보라.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마이클 조던, 스티븐 스필버그,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세계적 리더들은 모두 좋은 것(good)에의 안정보다는 최고의 것, 위대한 것(great)에의 도전을 보여주었다. 좋은 것이 최고의 것, 위대한 것의 적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바로 오늘, 한번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해보고 싶고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이제 좋은 것은 버리자. 그리고 감히 나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위대한 일이 무엇인지를 한번 생각해보자. 이것이 바로 최고의 역사를 지닌 우리 성균관대학생들의 지상과제이다.

우리, 한번 ‘천상의 신’이 나에게 모든 것을 걸고 내기를 걸만한 그런 젊은이들이 되자. 그런 여학생이 되자. 그런 신입생이 되자. 그런 내가 되자!

김정구(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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