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퓨전 타악 퍼포먼스 그룹 ‘두드락’ 최악환 단장

기자명 문수영 기자 (geniussy@skku.edu)

△ '두드락' 최익환 단장

원사물놀이패는 전통 가락에서 우리 민족의 신명나는 소리를 부활시킨 사물놀이 제 1세대로 인정받는다. 이를 이어 제 2세대 선두주자로 불리는 두드락의 단장인 최익환씨는 제 1세대의 전통 가락을 바탕으로 현대적 퍼포먼스를 구성해 새로운 사물놀이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민족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전통을 창작하는 활동에 여념이 없는 그를 만나 보았다.

■ 다른 퓨전 사물놀이와 구별되는 '두드락'만의 특성은 무엇인가?
두드락은 일본에서 한국 최초의 전통 타악 음반을 제작, 발매한 국내 타악 퍼포먼스 그룹의 효시라 할 수 있다. 흔히 타악 퍼포먼스라고 하면 난타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두드락은 난타와 분명히 다르다. 연극적인 요소가 강한 난타의 경우 타악기를 연주하는 장면 자체가 중요시 돼 구성원도 연극을 공부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두드락은 모두 전통가락을 공부해 전통에 대해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퓨전 국악을 만든다. 그 결과 해외 예술 연출가들로부터 동서양을 아우르는 한국 전통가락의 현대화를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많은 퓨전 그룹들이 전통 가락을 기반으로 해 현대적 감각을 가미했다고는 하나 일반적으로 전통적 색채보다 클래식, 현대 무용과 같은 현대적 가락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서양악기라 해도 드럼을 사용하는 정도고, 특히 전통가락의 효과적 전달을 위해 거의 모든 악기를 직접 제작한다는 점에서 타 그룹들과는 차별되는 특성을 갖는다.


■ ‘두드락’의 모태는 전통 사물놀이패인 ‘풍물놀이마당’이다. 전통 사물놀이에서 퓨전 공연으로 변모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 두드락 연습 장면


사물놀이는 본래 풍물놀이에서 유래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풍물놀이는 마당놀이라는 연극적 요소, 탈춤이라는 무용적 요소, 사물놀이라는 음악적 요소가 어우러지는 민족 문화의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 모든 것이 분업화돼 공연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우리 민족만의 종합 예술을 재구성하는 공연을 기획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현대적인 흐름을 가미했다. 그 예로 엿가위 가락에 쌈바 리듬을 더한 시도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런 실험들은 관객들로부터 전통가락을 신선하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 창작된 악기의 전통 타악 연주도 인상 깊지만 △칵테일쇼 △매직쇼 △탭댄스 등의 퍼포먼스도 눈에 띈다. 이런 요소가 전통 가락과 리듬을 약화시킨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퍼포먼스 도입에 상업적인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전통 가락을 해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 현대적 감각을 차용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우리 춤사위에 탭댄스를 접목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전통 리듬을 재구성하고 이런 리듬 구성에 맞는 악기를 창작하는데 많은 자본을 투자하며 노력을 기울인다. 이렇게 전통 사물놀이의 신나고 경쾌한 리듬을 바탕으로 현대적 퍼포먼스를 구성함으로써 관객들과 함께 신명나는 21C형 놀이마당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 퓨전이 전통의 소리와 가락을 변질시키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론 일각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퓨전 역시 분명한 문화 발전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전통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이미 존재하는 문화를 이어가는 전수자도 필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기존 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세계화의 흐름에 맞게 변모시키는 창작자도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공존해야 진정한 전통 문화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 것을 현대적으로 바꾸는 데는 소홀했던 것 같다. 이제 세계인의 감각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전통의 재구성이 요구되며 그에 따라 두드락은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전통 문화의 창작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