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대학생활에서 제일 어색했던 것이 담임선생님과 반 친구들의 부재였다. 나를 둘러싸고 있었던 든든한 공동체가 없어져서 학교생활하기가 수월치 않았다. 이런 신입생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자 올해부터 학교에서는 ‘LC'라는 반 제도를 만들어 공동체생활과 선후배, 동기간의 의사소통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이번 LC제도는 학습을 매개로한 공동체로서 1년간 영어쓰기, 영어발표 수업을 같이 듣는 것을 주된 활동으로 한다. 그럼 1학년들은 1년 동안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수업을 같이 듣게 되므로 자연히 마주칠 기회가 많아지게 되고 친분이 두터워질 것이다. 점점 개인화되고, 파편화되고 있는 학생사회에서 매우 긍정적인 제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나홀로족’으로 대변되는 학생사회의 분열과 파편화에 근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대학생사회의 문제는 같이 모이고, 생활하며, 고민을 나누는 통로와 장소가 점점 위기를 맞고 있는데서 기인한다. 게다가 자기 실력 높이기도 바쁜 세상에 공동체 활동을 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까지 여겨지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인 학교의 학생회나, 동아리, 학회, 소모임 등이 학교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그들의 활동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 게다가 몇 년전 부터 시행해온 대 계열제로 과안에 있는 공동체는 위기를 맞고 있다. 기존에 있던 공동체의 지원은 하지 않은 채, 학교의 입맛에 맞게 짜여진 ‘반’ 이라는 공동체의 존재이유를 묻고 싶다.

이런 식의 또 다른 신기루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 대학사회의 문제를 덮어두고 간과한다면,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라 늘 말해왔던 학교의 말들은 다 허울 좋은 말들이 되고 말 것이다. 진정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듣고, 수용하려는 자세가 없이는 선진대학으로 발돋움하는데 큰 장애가 뒤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선영(경영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