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수영 기자 (geniussy@skku.edu)

△ 에코파티 메아리의 현수막 천가방

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비는 인사동 쌈지길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과 발을 붙잡는 상품들로 가득하다. 그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낡은 듯한 가죽 신발과 현수막 글씨가 쓰인 천가방. 호기심에 이끌려 매장에 들어서면 티셔츠의 팔부분이 주머니가 된 새로운 디자인의 옷이 소비자의 눈을 유혹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이 소비자의 시선을 잡는 곳, 바로 ‘에코파티 메아리’다.

독특한 디자인이 장점으로 꼽히는 에코파티 메아리(이하:메아리)는 국내 최초로 재활용 디자인을 발전시켜 상품화한 브랜드다. 이곳에서는 쓰레기장에나 묻힐 법한 폐품들이 새로운 공정을 통해 각종 패션잡화로 탈바꿈한다. 여기에 몇몇 사람들은 이 제품들이 DIY(Do It Yourself:손수 제작)제품과 다를 것이 없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숍 매니저 이지연 씨는 “보통 헌옷을 활용한다면 청바지를 청치마로, 긴팔을 민소매로 바꾸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티셔츠의 팔 부분이 주머니가 되고 폴라티의 목 부분이 옷의 몸통이 되는 등 폐품을 완전 해체한 뒤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점을 가진다”고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고객들이 제품 소재의 설명을 듣고서 “폐품으로 만든 것인지 전혀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할 만큼 얼핏 봐서는 재활용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 

이렇게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메아리의 상품들은 색다른 디자인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제작기법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흔한 지퍼처리나 일명 ‘똑딱이’라 불리는 버튼 마감으로 가방을 만들지 않고 여밈 형식으로 만드는 것은 철과 같은 부자재를 쓰지 않아 재활용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킨다. 또한 활자를 인쇄하는데도 합성 잉크가 아닌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고 접착제 생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줄이기 위해 포장의 마감처리를 실로 꿰매는 등 환경을 배려하는 세심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메아리 제품의 친환경적인 측면을 알게 된 중년 고객은 “이 브랜드를 잘 알지 못했는데 상품의 설명을 듣고서 앞으로 자주 이용하고자 한다”며 ‘의미 있는’ 소비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여러 장점을 갖춘 메아리에도 아직 남아있는 숙제가 있다. 바로 몇몇 고객들이 지적하

△ 옷을 고르고 있는 에코파티 메아리 소비자

는 메아리 상품의 높은 가격이다. 기존과는 다른 소재를 이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공정을 세워야 하는 과정에서 자본이 만만찮게 들어가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디자인 작업의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이 예상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매하려했다가도 가격을 보고 돌아서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환경에 대한 의식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자신들의 외침이 의미 있는 소비로 다시 돌아올 것임을 믿는 메아리. 그들의 지속적인 노력은 오늘도 인사동 거리의 한켠을 푸르게 물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