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맺힌 목소리가 들립니까
피맺힌 목소리가 들립니까
  • 김용준 편집장
  • 승인 2008.04.02 00:41
  • 호수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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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국회의원 총선이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왔다. 총선을 실감케 하듯 각종 언론 매체는 물론이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도 여러 정당들이 배너 광고를 통한 홍보경쟁에 불 붙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배너문구가 있다. ‘등록금 천만원을 해결하겠다’ 정당은 많지만 대다수의 정당이 모두 등록금 인하와 관련한 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등록금 문제가 얼마나 커다란 이슈로 떠올랐는지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등록금 협상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한지 약 한 달이 지나면서 서서히 논의가 없어졌던 예년과는 달리 등록금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우리 학교에서도 지난주까지 등록금에 대한 논의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졌었다.

등록금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지금까지 있었던 등록금 관련 시위 중 가장 거대한 규모의 집회가 지난 28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됐다. 높은 등록금에 문제를 느끼는 수많은 대학생들과 시민 등 약 7천명이 함께 모여 한목소리로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집회에 관심을 갖고 직접 몇몇 당대표가 참여해 등록금 문제를 최우선 입법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하는 등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등록금과 관련해 대규모 집회가 일어날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됐다는 데는 의의가 크다. 그러나 이번 집회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는 솔직히 의문이다. 집회 주최 측에서는 이번 집회에 한 정당의 대표를 초청했으나 불참했다. 그 정당 역시 이번 총선에서 등록금 문제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운 당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당의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현장에서 그들의 절실한 목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번 집회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 역시 등록금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경찰병력을 집회 참가자의 2배 가까이 배치한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체포전담조’를 만들어 운용하기까지 했다. 참으로 어안이 벙벙하다. 정부관계자가 집회에 참여해 대중과 같이 논의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경찰 병력을, 그것도 체포전담조까지 투입하면서 경계한다는 사실이 말이다. 등록금 문제는 어느 한 쪽만의 노력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정치계와 교육계, 시민사회 등이 모두 함께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집회를 통해 대학생들의, 시민들의 의견이 모였다면 이제는 정부와 대학이 등록금 해결을 위한 노력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반값 등록금은 둘째 치더라도 피맺힌 대중들의 목소리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버리거나 외면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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