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화학05)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꽃내음이 향긋한 봄. 08학번 새내기들의 파릇파릇함이 캠퍼스에 가득하다. ‘나도 저렇게 상큼한 새내기 시절이 있었는데...’ 라고 중얼거리며 신입생들을 보고 있노라면 새삼스레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실감난다.

나는 나름 동안인지라 얼마 전까지도 나이를 먹어가는 것을 그다지 실감하지 못했다. 더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었고, 그런 이유에서 ‘나이가 어려 보인다.’ 라는 이야기는 내게 칭찬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이가 어려 보인다.’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방긋 웃게 되는 요즘. 내가 나이를 먹어가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동아전과를 조다쉬 가방에 넣어 다니며 우리나라에 대학교는 서울대, 연대, 고대만 존재하는 줄 알고 서울대 정도는 가볍게 들어 갈 수 있을 줄 알았던 초등학생때(내가 3학년일 때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뀌었다.)가 바로 엊그제였는데... 어느덧 군인 아저씨들은 군인 친구들 또는 군인 동생들로 바뀌어져 있고,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은 그저 귀엽기만 하다.

나이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갑자기 ‘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나이를 ’먹다’라는 동사를 사용해서 표현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많은 경험들과 지혜들로 우리의 삶이 더 풍성하게 채워진다는 의미가 숨겨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전적으로 나만의 상상이다.)

 ‘자네 몇 살이나 먹었나?’
유치원에 다니는 동네 꼬맹이한테 던질만한 질문은 아니다. 고로 먹을 만한 나이는 성년에 가까울 때부터 생겨나나 보다. 또는 어른티가 나는 소년, 소녀에게 쓰기도 하니 먹을 수 있는 나이는 그것을 소화해 낼만한 책임감이라는 위와 인내심이라는 대장이 있어야 하고 이해심이라는 소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보다.

쉽게 쉽게 먹어왔던 내 나이가 가끔씩 부담스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렇다. 사랑한다. 내 나이 스물 셋. 맛나게 먹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