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을 작성하는 것은 대학교수의 기본적인 책무이자 자질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당연한 일에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논문표절과 조작... 물론 극히 일부 대학교수의 잘못이겠지만,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교수들의 이러한 행위는 충격 그 자체일 뿐만 아니라, 교수사회 전체의 위상과 품격을 격추시키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이 잘 못되어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일까? 단순히 해당교수가 비양심적이기 때문일까? 필자는 이것이 어느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우리사회 전체에 만연되어있는 준법정신과 윤리의식의 부재 때문이라 생각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면 우리는 작은 비양심, 작은 불법에 너무나 관대해왔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그런 잘못을 바로잡아주기는커녕, 생활의 요령이나 심지어 무용담으로 자랑거리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논문표절과 조작은 이러한 일상적인 우리의 의식수준에 성과중심의 평가제도가 기름을 부은 결과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대학교수의 책무가 연구와 논문작성에만 있는 것은 아닐 터인데, 교육의 진정한 의미는 간데없고 경쟁이란 핑계로 똑 같은 잣대를 들이대다 보니 누구나 가지고 있던 비양심의 심성이 꿈틀대고만 것은 아닐까.

윤리의식이란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공부 몇 년 더했다고, 박사학위 땄다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도 아니다. 어린 시절 윤리과목은 점수를 따기 위해 공부하고 학교 밖에서는 외면하기 일수인 우리의 의식수준으로는 대학교수의 논문표절과 조작이 그리 놀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논리가 잘 못을 저지른 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들의 잘못은 우리 모두가 잠재적 공범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함께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할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이미 답은 나와 있다. 나부터 법을 잘 지키고 양심적인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우리 어린 세대를 잘 키워 윤리의식을 갖춘 성인으로 자라나게 하는 것. 우울한 결론이지만 짧아야 한 세대가 걸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