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우(사과계열08)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철학입문을 가르치는 한 교수님은 등록금 인상 문제는 우리들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일이라면서 꼭 참여하라고 말씀하시며 교수님의 프랑스 유학 시절 얘기를 해주셨다. 그 당시 프랑스의 1년 등록금은 한화로 약 8만원 정도였는데, 교육부에서 약 1만 원 정도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학생들 수십만 명이 곳곳에서 반대 시위를 하고 나섰다고 하셨다. 술자리에서 고작 1만원 올리는데 왜 이렇게 다들 흥분하느냐고 물었더니, 지금 그 돈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등록금이 오르는 것을 보고만 있으면 앞으로 계속 등록금을 인상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시청에 집회가 있기 며칠 전부터 학교 곳곳에 안내 벽보가 크게 붙어있었지만 3월 28일 낮 1시 금잔디벤치에는 정말 30명 남짓한 인원 밖에 보이질 않았다. 날씨도 유난히 추웠는데 그 모임을 주도한 선배님들과 학우들이 안쓰러울 다름이었다. 학생들로 가득할 시청광장을 상상하며 친구와 시청 앞 광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정말 일부 대학교의 총학생회만 왔는지 생각보다 많이 초라했다. 그곳에 서서 둘러보다가 민족성균관대 깃발을 보고 그 주위로 가봤더니, 낮 1시에 금잔디에서 볼 수 있었던 그 학우들만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날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수 없이 봤고 수업이 일찍 끝나서 정문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수 없이 봤다. 물론 그날 정말 바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우리학교는 장학생들이 유난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비싼 등록금 때문에 절망하는 성대생이 만 명 중에 고작 30명이던가.

이 날 집회에는 약 7천명이 왔다고 한다. 등록금 인상이 사회 이슈가 된 것을 생각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체포전담반이 무서워서 그랬는지, 금요일이라 엠티가 잡혀있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등록금 인상 때문에 절망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엄연히 교육권이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고, 권리 침해에 대항하는 다양한 수단이 있다는 것도 배웠다. 학비 마련하시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정말 죄송스럽다면 배운 게 아깝지 않도록 써먹기라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