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에서 통할 스포츠외교 전문가 양성 시급해

기자명 김용민 기자 (claise@skku.edu)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소치’ 작년 7월에 있었던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평창은 2번째 눈물을 흘렸다. 프리젠테이션은 박수를 받으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유치 노력도 결코 러시아에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하나, IOC위원들의 표를 이끌어낼 스포츠외교력은 러시아에 완패했다. 작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차이 때문에  평창은 다시 고배를 마셨다.

국제무대에서 스포츠외교(Sports diplomacy)라는 단어는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 정치, 외교 등 다른 사항들과 스포츠를 연관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실체는 엄연히 존재한다. 스포츠외교의 시초라고 불리는 1971년 미-중 핑퐁외교를 시작으로 남-북 축구 교류, 최근에는 미-이란간의 레슬링 교류까지 수많은 정치 현안들이 스포츠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나갔다.

초기 스포츠외교는 스포츠를 통해 외교문제를 푸는 경향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경제적 이득을 고려한 스포츠외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포츠가 단순히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를 낳고 있지만 스포츠가 낳는 엄청난 부가가치 때문에 각국은 더욱 스포츠외교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의 대표적 행사인 월드컵만 보더라도 경제적 파급효과만 15조에 달하고 고용 창출효과까지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부가가치가 생성된다. 스포츠외교는 바로 이런 부수적인 효과를 잡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이런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태권도 교류처럼 한 국가의 문화를 알릴 수 있다는 측면도 스포츠외교가 가진 영향력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스포츠외교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2004년 김운용 IOC 부위원장이 스캔들로 몰락하면서 스포츠계에서의 한국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만 IOC위원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고 국제 연맹 단위의 스포츠 단체 수장을 지내고 있는 한국인이 단 3명에 불과할 정도다. 소치에게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내준 것도 바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스포츠외교관의 부재에 원인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부분을 기업인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스포츠외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대한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기업인은 특성상 마케팅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전문 스포츠외교관 양성이 시급하다”며 “스포츠외교에서는 스포츠에 대한 이해와 국제무대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인맥이 필요하기 때문에 메달리스트를 중심으로 스포츠외교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한 체육회는 2003년부터  스포츠외교 전문 과정을 개설하는 등 스포츠외교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스포츠의 위상 앞에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 스포츠외교. 오늘날의 스포츠외교는 단순히 스포츠 강국을 만드는 수단을 넘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