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흠(사학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며칠 전 한 친구와 메신저 대화를 하다가 미국 수입 쇠고기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는 이제 라면도 못 먹겠다며 세상이 왜 이러냐고 한탄(?)을 한바탕 늘어놓았다. 그저 쇠고기 음식만 조심하면 될 줄 알았던지라 궁금해 물어보았더니 라면 스프에 쇠고기 기름이 들어간단다. 라면뿐만 아니라 조미료 등 쇠고기가 원료로 들어가는 물질은 수도 없이 많다고 했다. 나로서는 제법 충격이었다.

얼마 전 PD수첩에서 방영된 광우병 관련 방송 이후 사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광우병 위험이 없지는 않지만 값싸고 안전하니 먹어도 괜찮다는 정부의 말에 대한 분노에서부터 이제 급식도 믿지 못하겠다는 걱정까지, 파장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시위는 물론이고 이제는 대통령 탄핵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정부 측에서는 계속 별 문제 없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심지어 미국 쇠고기 반대 여론을 선동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PD수첩에서는 미국 쇠고기의 세계 3대 수입국인 일본과 한국과 중국 중에서 이번 협상 결과 검역 기준을 우리나라가 가장 허술한 조건으로 수락했음을 보도했다. 가장 허술한 검역 기준을 마련한 정부가 국민들에게 광우병은 안전하다고 외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이러한 정부에 반발하는 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올라온다. 특히 인기 만화가 강풀이 그린 ‘미친소릴레이’라는 제목의 만화가 인기다. 이 만화는 쇠고기 관련 급식은 일절 먹지 말라는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손수 도시락을 만들 때, 쇠고기가 원료로 들어간 조미료를 사용하는 비극적인 현실을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만화 끝머리에 미국산 쇠고기 들어와도 안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피할 수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얼마 전 부모님께서 필자가 군대를 가면 군대 급식을 먹어야 할 텐데 그 음식에도 미국 쇠고기가 안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다고, 그렇다고 굶을 수도 없고 어떡하냐고 걱정을 하신 적이 있다. 그런 부모님에게 별일이야 있겠냐고, 걱정 말라고, 정부를 한번 믿어보자고 말할 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