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용준 편집장 (oversea@skku.edu)

지난 9일 양캠 심산 동상 앞에서는 심산 김창숙 선생의 46주기 추모 분향식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설립자이자 독립투사로 유명한 분의 추모 분향식 치고는 조촐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필자 역시 그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관심 갖고 보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고 넘어갔을 그런 규모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대동제와 겹쳐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학우들이 분향식에 관심갖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김창숙 선생이 우리 학교의 설립자라고는 하지만 그의 생애나 활동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은 거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투사라 해봐야 기껏해야 중ㆍ고등학교 때의 역사 교과서나 TV 다큐멘터리, 위인전 등으로 종종 접할 수 있는 김구 선생이나 안창호 선생, 신채호 선생 정도밖에 없다. 그에 반해 심산 김창숙 선생은 역사 교과서에서도, 위인전이나 다큐멘터리로도 접하기 힘들다. 어찌보면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학교에 입학하고 김창숙 선생에 대해 듣게 됐지만 고작해야 단순히 유림 혹은 설립자 정도로 밖에 듣지 못했다. 그러나 비록 그 이름이 역사 교과서에 나오진 않지만 근현대사 교과서에 기록된 크고 작은 사건들의 중심에 서있는 분이 바로 심산 선생이다. 일각에서는 심산 선생을 우리나라의 마지막 선비이자 우리나라의 간디라고 말할 정도이다. 그러나 그런 분을 설립자로 두고 있는 우리는 정작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Unique Origin Unique Future. 그렇다. 바로 우리 학교의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 아래 우리 학교는 60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동제에서도 그랬지만 우리 학교의 Unique Origin 홍보에서 아쉬운 점은 성균관의 600년 역사를 빛낸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 등 ‘유명하고 오래된 선배’들은 대대적으로 선전을 하면서도 정작 심산 김창숙이라는 우리나라에 다시없을 독립투사이자 우리 학교의 설립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필자도 그랬지만 이에 대해 의아해하거나 혹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 역시 없다.

양캠에 우뚝하니 서있는 심산 동상. 이 동상을 만들 때 재학생은 물론 성균관대의 모든 구성원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았다고 한다. 당시 성균인의 심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 측의 노력도 부족했지만 우리의 무관심이 커지는 것 역시 사실이다. 우리 학교의 설립자로서, 아니 우리나라의 위인으로서 심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