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강영철 우리 학교 축구부 감독

기자명 김용민 기자 (claise@skku.edu)

지난 달 1일 명지대학교 운동장에서 울려 퍼진 휘슬소리. 명지대와의 U리그 첫 경기를 통해 우리 학교 축구부는 4개월의 긴 여정을 시작했다. 우리 학교는 아직 강팀으로 평가되고 있진 않지만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을 역임하고 있는 강영철 감독의 지도 아래 연세대를 제압하는 등 현재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이고 있다. 오는 5일 경희대와의 경기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강 감독에게서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U리그와 그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우리 학교 축구부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국내에 대표적인 대학 리그가 없던 차에 U리그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그만큼 축구계에서도 대학 축구 활성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인가?
과거에는 드래프트제(Draft:프로 구단의 무분별한 신입 선발을 막기 위한 선수 지명제도)가 아닌 계약제라서 이론적으로 미숙한 중ㆍ고등학생들을 프로팀에 입단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유망주들이 일찍 실전 경험을 쌓는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축구 지도를 위한 이론 교육을 거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축구계 자체적으로 대학축구 활성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즉, U리그는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축구 지도자 양성까지 바라본 거시적 안목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신생 리그이기 때문에 미숙한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우선 한 시즌의 경기수가 과도하게 많다. 이번 리그에서는 한 팀당 18번의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학업을 병행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버거운 일정이다. 축구협회도 이에 동감했는지 참가팀이 늘어나는 다음 시즌부터 경기수를 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장 문제를 꼽을 수 있는데 우리학교를 포함한 참가 대학 절반 가량이 경기에 적합한 인조잔디 운동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규정에 미달한 구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학교 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해 리그를 강행했다. 마지막으로 심판 문제를 들자면, 아무래도 신생리그다 보니 이제 막 1급 자격을 딴 초보 심판들이 경기를 관장해 여러 경기에서 운영 미숙이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들은 앞으로 U리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우리학교 축구부 감독으로서 U리그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는지?
무엇보다 대학축구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학생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현재 우리 축구부에는 총 28명의 선수가 등록돼 있어(일반적으로 후보급까지 포함해 최소 30명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안정적) 만약 부상자가 생기면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또한 학업문제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데 축구부가 자연과학캠퍼스에 있다 보니 학생들이 교양과목으로 이공계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을 상당히 어려워하고 있다. 만약 학교에서 이런 것들을 배려해 준다면 선수들 수준에 맞는 수업을 가르칠 수 있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학교가 이런 부분에 조금만 신경을 더 써서 우리학교 축구부의 경기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축구 감독으로서 U리그에 대해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가?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졌던 지금까지의 소규모 대학리그는 단판제의 특성으로 인해 학교의 진짜 실력을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출범한 리그제방식의 U리그가 각 학교의 객관적인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내에서 축구경기가 열리게 되면 학생들이 쉽게 축구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대학 사회 내에서 축구 문화의 저변을 전반적으로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U리그가 앞으로 한국 축구의 성장 원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