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승영 기자 (xiahandme@skku.edu)

지난 달 25일부터 폭력 진압으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지난 10일에 있었던 대규모 집회에 이르기까지 그 시위 현장에서 부상을 당하고 있는 시위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집회 자체가 워낙 다양한 집단과 계층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지라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응급처치도 받지 못하고 부상자 명단에도 오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가운데 지난 1일 새벽 6시 경 경복궁에서 촛불 집회에 참여하다 전경들의 폭력진압으로 부상을 당한 본교 구 모(사회01)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폭력 진압으로 인해 구 학우가 부상을 당했던 당시 시위 현장의 상황은 어땠는지?
경복궁 집회에 참여하고 있던 도중이었다. 새벽 6시 정도가 됐음에도 2만 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현장을 지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전경들도 사방을 지키고 있었다. 처음엔 전경들이 방패로 땅만 짚고 서 있길래 크게 폭력 진압이 있을 것 같진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가로로 들던 방패를 세로로 들고 있더라. 그 뒤에 바로 전경들이 공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 역시 방어할 틈도 없이 무언가로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맞자마자 바로 기절을 했는데 어떤 분들 2명이 도와주셔서 병원까지 갈 수 있었다.

■곤봉으로 맞은 건가?
바로 기절해서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곤봉은 아니었던 것 같고, 아무래도 방패 모서리로 맞은 것 같다.

■부상이 뒤통수에만 있었던 건지?
의사 선생님 말씀이 턱도 가격한 것 같다고 하셨다. 희미하게 기억나는 게 쓰러지고 나서 어떤 전경에게 주먹으로 턱을 맞은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무릎, 손, 팔꿈치에도 찰과상을 입었다.

■진단이 어떻게 내려진 상태인가?
CT촬영을 했는데 다행히 머리 내출혈도 없었고 턱에 금도 가지 않았다. 하지만 어금니가 혀 쪽으로 돌아가서 지금도 혀로 이의 윗면이 느껴지는 상태다. 붓기가 좀 가라앉고 다시 병원에 가야하는데 많이 낫기는 했지만 조금 더 가라앉아야 할 것 같다.

■구 학우 이외에 시위 현장에서 부상을 당하는 참여자들이 많을 것 같은데
정말 많다. 하지만 워낙 대규모의 집회다 보니 조금 다치는 것은 일도 아니고, 많이 다치더라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최소한의 응급처치도 받기 힘들다. 특히 나같이 소규모로 나가거나 혼자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더 위험하다. 몇 만 명 규모로 움직이다 보니 옆에서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