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일(바이오03)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얼마 전 우연찮게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친구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전공 공부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게 되었는데, 그 친구 말의 요지는 ‘전공공부는 오래하기엔 재미도 없고, 우리나라에서 계속하기엔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것이었다.

최근 이공계열이 더욱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특히나 기존에 취업 문이 적었던 기전공학은 비인기 학과로 추락했고, 얼마 전까지 선호도 1위를 달리던 컴퓨터공학계열도 점점 사람들이 피하는 학과가 되어가는 것이 추세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 꼬리표가 어울리지 않게 실무 현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비관적이다. 핵심기술을 다량 보유하지 못한 우리나라 공과계열 산업에서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게다가 노동력의 공급이 많아 상대적으로 대우가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기류를 타고 기피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술 집약적인 산업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엔지니어로서의 수명은 짧다. 신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반면, 사람은 그걸 따라갈 수 있는 능력이 나이가 듦에 따라 퇴화한다. 그렇기에 그 자리에 새로운 사람이 배치되고, 이런 현상은 계속 반복된다. 자기계발을 할 시간적인 여유도 없는 것이 엔지니어다. 실제 업계에서는 노동력으로 계산을 하기 때문에 업계의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소모품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당장의 성과만 바라보고 발전의 방향을 잡아 온 우리나라였지만, 앞으로는 미래를 봐야 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공계를 단순 장려할 것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들이 롱런할 수 있는 인재들이 되도록 배려할 수 있어야 된다. 재교육을 제공하거나, 복리후생을 지원하는 등의 예를 들 수 있겠다. 그럴 때에만 비로소 오늘날 공대기피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