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정찬 기자 (sansiro@skku.edu)

7월 19일 월요일 오후 3시였다. 세 번째로 바뀐 약속시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자가 도착한 그 때도 노회찬 대표는 다른 모임을 갖고 있었다.

떨리고 설레었다. 숨이 찰 정도로 길고 많은 질문지를 준비했고, 그를 다룬 수많은 뉴스와 글들을 읽었어도 소용없었다. 빌려간 녹음기는 그 날 따라 유난히 말썽이었다.

인터뷰를 끝내고 사무실을 나오면서 스스로 실망했다. 왜 더 준비하지 못했을까. 왜 더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내지 못했을까. 녹음된 인터뷰를 다시 들으면서 실망은 자책으로 변했고, 기사로 옮기면서 자책은 걱정으로 변했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다. 생각과 목표에 확신이 더해지는 즉시 행동으로 옮겼고, 강자에 패할지언정 약자와의 어깨동무를 풀지 않는다. 유신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는 고민과 행동과 투쟁을 모두 수행하는 지성인이었다. 기자 역시 그의 열성 지지자였다. 인터뷰를 하는 순간에도 맘 속 깊숙한 순간에서는 나의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렸다.

이미 그를 다룬 수많은 인터뷰가 있고 그 속에서 그는 특유의 달변으로 자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도 그 중 하나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자에겐 아니다. 그와의 만남은 ‘행복해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20대의 시작이다.

인터뷰 기사의 제목인 진보, 미래, 희망은 성대신문의 기조이면서도 노회찬 대표에게 느낀 감정이다. 그는 투철하고 단단한 진보주의자다. 인간적인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간다. 때문에 그는 우리나라 진보의 희망이다. 노회찬 대표의 빨강은 대중 속에선 흐려지는 사이비 빨강이 아니다. 대중 속에 있을수록, 대중과 호흡할 수록 그의 빨강은 더욱 우아하게 빛난다.

노회찬 대표와 기자 이름의 한자는 같다. 燦 빛날 찬. 그의 ‘찬’은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던 이찬 시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나의 ‘찬’은 ‘바르게 빛나라’는 뜻에서 붙여진 글자다. 어릴 적 한자시간에 획수가 가장 많다며 자랑할 때만 쓰이던 나의 ‘찬’이 너무나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