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다빈 기자 (ilovecorea@skku.edu)

지금으로부터 벌써 5개월 전, 막 수습기자 모집에 지원했던 그 땐, 정말 모든 것에 자신이 있었다. 학보사가 신문을 만들어 봐야 얼마나 열심히 할 것인가?, 내가 들어감으로써 학보사를 좀 더 열심히 일하는 집단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면접 때부터 조금씩 깨지고 말았다. 선배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어쩔 줄 모르는 스스로를 보면서 처음으로 자괴감을 느꼈다. 그래도 그 때까진 괜찮았다. 면접 때는 당황했을 뿐, 곧 기사를 쓰면서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여주리라! 빨리 수습기간이 끝나 정식 기자로 임명될 날을 고대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신문사 생활이 시작된 기말고사 이후, 나의 오만함은 자취를 감췄다. 늦은 밤까지 진행되는 편집회의에 참여하면서, 그 속에서 선배들이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들을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생각은 어느덧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내가 성대신문의 정식 기자가 됐을 때, 그동안 선배들이 이뤄온 것들을 망치는 것은 아닐까?, 나로 인해 성대신문의 질이 하락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과 고민이 밀려왔다. 매일 책과 신문을 뒤져가며 더 좋은 기사를 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수습기자 시절은 고민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고민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신문사가 아니었다면 난 여전히 술자리나 PC방을 전전하며 그저 그렇게 열정 없이 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문사는 나에게 끊임없는 고민거리를 던져 주었고, 덕분에 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신문사 일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귀가하며 불이 켜진 동아리 방을 볼 땐, 부러움이 밀려오기도 했다. 나도 좀 더 편안하게 지내봤으면 하는 유혹이 들 때도 많았다. 그리고 원고지 3매 짜리 (내 이름조차 나가지 않는) 기사를 아홉 시간 동안 쓰면서 지금 뭐하는 짓일까 자조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미 포기한 대학생의 낭만! 앞으로 이곳 성대신문사에 내 모든 열정과 능력을 다 바치려 한다. 수습기자 시절의 열정과 고민이 앞으로 힘든 신문사 생활을 지탱해 줄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