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승아 기자 (singav@skku.edu)

자,

오늘은 여섯시에 동아리 세미나가 있는 날이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내 머리를 지배하는건 오늘까지 스트레이트를 완고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일 모레는 밴드 동아리 엠티가 있고, 저번에도 신문사 때문에 가지 못한 나는 이번 엠티에 꼭 참가해야만 한다. 나는 그날이 오지 않아도 이미 결과를 알고 있다. 아마 나는 가지 못할 것이다.
이건 신문사를 하기위해 내가 선택한 것 일지도 모르고 내 능력이 부족하고, 열심히 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율전에서의 생활을 포기한 채 55기 유일한 자과캠 기자로서 장학금까지 포기하면서 신문사에서 1학기를 마치고 준정기자가 된 나는 자과캠의 또 다른 기자가 되고 싶어 성균관대 신문사 홈페이지를 접속한 그대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만 두시오.’

나는 이렇게 종종 나에게 말한다. 왜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거야? 밴드 보컬도,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하고 싶다고 말했던 학회도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는데 왜 여전히 신문사를 가기위해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는 수고를 마다하고 있지 않은 거지? 그저 그만두면 편해지는 것을.

하지만 나는 결국, 그만두지 않았다.

내가 왜 밴드 엠티를 가지 않고 기사를 쓰는지, 학회 세미나를 가지 않고 이름도 실리지 않는 스트레이트 기사를 위해 수원에서 두 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서 명륜 캠퍼스에 왔는지. 왜 이 신문사를 그만 두지 않았는지.

그 이유는 신문사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모두 알게 모르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수습기자 시절부터 신문사 그만 두겠다고 외치던 내가 이렇게 부서기사까지 쓰고 있는 까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