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수영 기자 (geniussy@skku.edu)

지상파 방송국은 우리나라 방송의 ‘주류’로서 그 어느 채널보다도 대중에게 쉽게 노출되고 그만큼 공신력을 갖는다. 특히 SBS의 경우, 주류 방송국 중에서도 상업적 성격이 가장 강한 지상파로 통한다. 그런 SBS가 인디 애니메이션(이하:인디 애니)이라는, 인디 영화나 음악보다도 더욱 생소한 분야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결정해 주목을 받았다.

‘인디’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영화·음반 제작에서 독립 프로덕션으로서 소규모의 예산으로 활동하는 회사 또는 거기서 만들어낸 영화나 음반을 뜻한다. ‘비주류’라 일컬어지는 인디 안에도 애니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SBS <애니갤러리>는 과감하게 지상파 전파를 내보냈다. 일주일에 한번, 30분이라는 시간일 뿐이지만 대중과 분리돼 철저히 언더문화였던 그들이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시도였다.

하지만 PD는 이런 기자의 흥분에 의외로(?) 차분히 대답했다. 애니메이션 연출자로 12년을 종사하면서 한국 애니의 제작 역사를 모두 겪은 그는, 열정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고 하는 몽상가가 아니었다. 인디 애니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없는 현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작은 한 발자국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실천자였던 것이다. 아직 많이 힘들고 어렵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제작 여건에 우리들만의 상상력을 듬뿍 담은 작품들이 장르에 상관없이 나와주기를 학우들에게 당부하는 열정을 담은 채 말이다.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과장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바람도. 주류에 실어보내는 비주류의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쉽게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흔치 않은 이런 시도가 계속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리고 소수를 위한 문화로서 인디 애니의 가치를 인정하는 그는 이런 작은 시도가 발판이 되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인디 애니의 창작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작은 프로그램이겠죠. 하지만 이 작은 시도에서 ‘한국의 미야자키 하야오’가 나올 수 있는 발로가 만들어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