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과캠 첫번째 만남 -서경덕(조경 93)동문

기자명 이가은 기자 (hello212@skku.edu)

‘DO YOU KNOW?’로 시작해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알리는 전면광고가 뉴욕타임즈에 실렸다. 우리나라도 아닌 해외의 유수 일간지에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광고를 게재한 이는 바로 우리 학교 출신의 서경덕 동문.

그는 분주한 손길로 뉴욕타임즈 국내면과 국제면 사이 정중앙에 떡하니 위치한 실제 광고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이와 같은 전면 광고를 싣기 위해 발로 뛰어다닌 기간만 6개월. 이러한 기발한 광고 아이디어는 굴욕적인 ‘다케시마 날’이 제정됐을 때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를 제대로 알리려면 외국을 설득해야 했지만 일장기를 태우고 폭력 농성을 벌이는 한국인을 대다수의 외국인들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너무 안타까웠어요. ‘좀 더 세련되고 설득력 있는 방법도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세계적인 일간지에 광고를 하기로 결심했어요”

독도 문제 외에도 서 동문은 동북공정이나 동해 표기 등에 관한 광고를 삼 년 째 게재해 왔다. 명실상부한 ‘한국 홍보대사’인 것이다. 그는 13년 전, 대학 시절에 간 유럽 여행 때부터 홍보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한다. “친구들과 월드컵 유치 기념 깃발을 들고 의기양양하게 돌아다녔는데 한국을 알고 있는 외국인이 거의 없는 거예요. 한마디로 충격이였죠. ‘중국이나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서 왔다’ 그러면 그 친구들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인겁니다.”

결국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광복절 날 에펠탑 아래 한국인들을 모았다. 3백 명이 넘는 한인이 에펠탑에 모여 애국가를 제창했고, 그는 뿌듯함으로 가득 차 올랐다. “태어나서 그렇게 큰 애국가 소리는 처음 들었어요. 그 때 그 순간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그 후로 그는 우리나라를 외국인에게 적극 알리는 활동에 주력해왔다. 서 동문은 세계적인 미술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최초로 한국어 서비스를 마련했고, 오는 가을엔 하버드대 동아시아센터에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선생의 한글 작품을 기증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8월15일엔 전 세계 한인회가 각국 유력지에 동시광고를 내는 ‘광고 퍼포먼스’도 벌이기로 했다.

사회에 꾸준히 눈을 돌려 자신의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라는 그. FOR THE NEXT GENERATION ‘다음 세대를 위해’라는 그의 홈페이지 제목이 묘하게 맞닿는다. 현재 그의 홈페이지는 외국인에게 독도와 위안부, 발해, 고구려를 일목요연하게 알리는 장으로 역할하고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가 되기까지 그가 벌인 모든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대학교 때 참신한 대학 문화를 만들고 싶어서 ‘생존경쟁’이라는 동아리 활동에 푹 빠진 적이 있었어요. 프로젝트가 생기면 여관에서 3박 4일을 새 가며 전국에 돌릴 설문지를 만들기도 하고 별난 일을 많이 벌였죠. 재밌을 것 같은 일은 일단 벌려놓고 보는 습성이 남아 있나봐요” 자신의 또래가 취직을 하는 동안 꾸준히 자신의 재미와 열정을 바탕으로 소신을 밀고나간 그에겐, 어느새 민간 외교부 장관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그런 서경덕 동문이 우리 학교 재학 시절 조경학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의문점이 들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그 궁금함을 풀어줬다. “제가 전공한 분야는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고 이는 국내 외국인에게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관광산업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반면 지금 활동하는 일은 제가 외국으로 직접 나가 우리나라를 홍보하는 것입니다. 방식은 상반되지만 어떻게든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싶은 마음은 매한가지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