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바야흐로 하반기 취업 시즌이 돌아왔다. 여러 대학에서는 저마다 학생들에게 취직 기회를 높여주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각 대학에서는 해당 학교 학생들과 기업간의 좋은 관계를 구축하도록 돕는 자리를 마련하여 학생들의 호응도 높다. 학생들에게는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여 취업의 기회를 넓혀주고, 기업으로서는 우수한 학생들에게 기업을 알리고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하자는 것이 이러한 취업박람회의 취지다. 하지만 이러한 취업박람회가 긍정적인 측면만 가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취업박람회가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첫째 대학 교육이 지나치게 취업 위주로만 이루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올해 말 대학 정보 공시제 시행이 예정되면서 대학들이 취업박람회에 한 기업이라도 더 참가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교육기관 정보공개 특례법 시행령’에 따라 각 대학이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말부터 각 대학별 졸업생들의 취업 성적표가 낱낱이 공개된다. 이렇게 되면 대학들이 취업이라는 지표로써만 대학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본시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 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린지 오래이긴 하지만 더더욱 대학이 직업양성소의 모습으로 전락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둘째는 취업박람회에 참가하는 기업이 지나치게 대기업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취업박람회의의 목적은 다양한 여러 기업들의 다양한 일자리를 미리 알아보고 그 기업에 취업을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능력에 대하여 알아보는 정보의 장이 되어야한다. 그러나 취업박람회에 참가하는 기업들이 대기업 위주로 편중되다보니 학생들의 직업관이 무조건 대기업 취업이 정답이라는 인식으로 왜곡될 수 있다.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은 무시되고, 무조건적인 대기업의 홍보만을 접하게 되면 다양한 취업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은 실종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적으로 전체 기업의 99%는 중소기업이고 고용면에서 일자리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창출되지만 이러한 사실은 학생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셋째는 취업 없는 취업박람회다. 대기업은 홍보만을 위해서 참가하려 하고 중소기업은 참가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박람회를 통하지 않아도 지원자가 몰리는 유명 대기업은 쏟아지는 대학들의 박람회 참가 요청에 마지못해 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업들이 취업박람회를 ‘우수 인재 채용’의 기회로 활용하기보다는 ‘기업 브랜드 홍보’의 기회로만 이용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정작 박람회를 통해 신입사원을 직접 채용할 계획을 가진 기업은 뒤로 밀리게 되는 것이다. 기업들도 소위 상위권 대학의 취업박람회에는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중위권 대학에서의 참가 요청은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취업 전선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계속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각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많은 기회와 정보를 주고자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옥석을 가리는 안목으로 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그런 취업박람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