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성(기계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당신의 힘으론 인류의 가난을 끝낼 수도 없지만……” 모 기업의 TV광고 중 나오는 말이다. 저조한 참여율로 진행된 ‘SBS 기아체험 24시간 밥 한 끼 콘서트’를 보며 이 말이 더욱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왜 가난 한가? 당연한 대답이지만 가장 듣기 싫은 대답이 있다. “노력하지 않아서” 몇 가지의 예시만 보아도 가난은 노력하지 않은 자의 산물이라 절대 말할 수 없다.

소말리아 사람들은 매우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고, 곡물생산량도 국민들이 충분히 먹고 살만큼 된다. 이들의 가난은 국민들에게 관심 없는 소말리아 정부와 끊임없는 내전의 문제이다. 혹시 이 경우는 내전 때문이다 라고 하면 칠레의 경우를 보자. 칠레의 영유아들이 먹을 것이 없어 죽자, 분유를 무상으로 보급하겠다는 정권이 들어섰다. 그러나 당시 칠레 분유시장을 잡고 있던 국제기업 네슬레가 자신들의 시장 입지를 우려하여 칠레 낙농업계와 손잡고 분유보급을 거부하였다. 칠레 정부가 제값으로 사서 보급을 하려는 데도 말이다. 결국 다시 칠레의 아이들은 굶어 죽게 되었다.

그럼 우리나라 강남구 포이동 266번지를 보자. 이곳 주민들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가난 때문에 당시 불모지였던 강남 양재천 쪽으로 강제이주 당했다. 그리고 철저히 감시당하며 하루 일의 양까지 제한받으며 그곳에서만 살게 됐다. 그렇게 20년을 넘게 살았지만 현재 눈부시게 발전한 강남은 땅값이 오르니 강제이주 당한 그들에게 불법점거라 하며 벌금을 물리고 있다. 포이동 266번지 주민들은 누구보다 노력한다. 그래도 가난하다.

아직도 가난은 노력하지 않은 자의 산물이라 하겠는가. 이들에게 당신은 ‘당신은 노력하지 않아서 가난한 겁니다.’라 말할 수 있겠는가? ‘개천에서 용난다’ 라는 말은 이제 듣기 힘들다. 요즘 세상은 노력해도 가난을 벗어 날 수 없다. 빈곤, 가난에 대한 제대로 된 시각과 우리의 관심이 이러한 현재의 모습을 바꿔나갈 수 있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